굿! 샷!

골프를 어찌할 것인가?

by Phd choi 최우수

골프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다 돼간다. 너튜브의 입문 한 달 만에 필드 라운드를 나갔다는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내 둔한 운동신경, 과감한 필드 라운딩 시도 부족, 같이 라운딩 할 사람이 없다 등 다양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8월 말부터는 실내연습장을 바꾸고 거의 매일 -한 달 동안 이틀 빼고- 하루에 100분씩 150타 정도 연습했다. 물론 성과와 보람이 전혀 없지는 않아서 아이언 스윙도 좋아지고 비거리도 좀 늘긴 했지만, 하루에 한 가지를 습득하면, 두세 가지 문제가 생기니 결산은 항상 마이너스다, 실력이 뒷걸음질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도 퉁퉁 붓고, 등짝 근육은 뻣뻣하고 몸은 천근만근이다.




이렇게 골프 자체로 인한 장점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골프 외적인 장점은 몇 가지 생겼다. 가령, 최근 모기업 경영진들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골프 얘기가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소재로 등장했다. 예전 같았으면 꼭 내게 질문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아는 것도 없고 골프 안 하는 사람으로서 대화의 방관자가 되었을 테지만, 이젠 오가는 대화만 듣고서도 진심 어린 공감과 리액션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도구가 하나 생기긴 했다. 골프 카페에 가보니 '명랑 골프'라는 신조어를 쓰고 있더라. 점수니 'ㅇㅇ타'와 같은 경쟁과 실적보다는 사람들과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같은 스포츠를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흔한 노후 대책의 정의처럼 돈이 되는 건 아니고, 돈을 쓰는 거긴 하지만, 나이 들어서도 사람들과의 친교 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한다.




골프 공이 안 맞는 날엔, 흔히들 닭장이라 부르는 인도어 연습장도 보기만 해도 답답하고, 지하 실내연습장에서 마스크 쓰고 천막에 공을 치는 모습도 영 못마땅하고, 심지어는 옆사람들의 공 맞는 소리와 펑펑 천막 치는 소리도 거의 소음으로 들린다.




그래도 가끔 골프 경기 중계를 통해서 보는 녹색의 골프장 필드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얼른 라운딩 나가서 멋지게 드라이버로 공을 멀리 날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0% 내외 확률로 자주 나오진 않지만, 연습장에서 오잘공(오늘 제일 잘 친 공)이라도 나오는 날엔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굿 샷!"이라고 크게 외친다. 물론 속으로...

내일도 난 오늘 과제로 받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 세계(골프 연습장)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