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거짓말...
어머니보다는 엄마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우리 엄마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지 어언 3년이 흘렀다.
자식이라곤 형과 나, 형제뿐이었고, 유달리 형에 대한 집착과 애착이 강했던 우리 엄마지만, 말년의 4년 심지어는 마지막 임종 순간은 나 혼자 올곧이 지켰다. 형과 형네는 4년간 해외 주재원으로 정확히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그 어딘가에 있었으니까.
졸지에 그 4년간 큰아들이자, 막내아들 그리고 외아들 역할을 하고 말았다. 그 전에는 "장남은 하늘이 내린다."는 입으로만 동의하고 전혀 마음으로는 이해와 동의하지 않는 말을 방패 삼아 아들 노릇에 소홀했던 나였다. 종교는 무교에 가깝지만, 명절 차례는 안 지내도 15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3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 제사는 지내왔다. 그 세 번째 제삿날 이른 제사를 마치고 마주 앉은 밥상머리에서 형과 형수는 시대의 흐름과 제사의 새로운 의미- 고인을 기리고 추모하는 의미보다는 가족끼리 얼굴 보는 자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아버지와 엄마의 제사를 합쳐서 지내고 가을 추석쯤에는 형네 식구와 우리 식구 모여 식사를 하자고 한다.
난 무기력하게 동의했다. 제사란 형제가 같이 준비해서 모셔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까? 그리고 엄마 돌아가시자마자 3년은 지내고 제사를 어찌할지 정하자는 말이 이제야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면서 나의 무감각함을 탓하면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엄마가 돌아가시는 날 마지막 임종을 지켰을 때처럼 난 엄마와 단둘이 또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애지중지 하던 큰아들에게 겨우 세 번 제사상 밖에 못 받았네."
엄마는 생전처럼 애써 괜찮다고, 또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하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도 어느새 자식을 두고 내리사랑이라는 것에 깊은 고민과 후회를 하고 있지만, 당사자도 모르는 나와 부모님만 아는 큰아들에 대한 내리사랑의 흔적들을 곱씹으면서 난 우리 부모님처럼 되지 못함이 왠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난 내년 엄마 제삿날을 어떻게 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