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샅샅이 '나다움'으로

[읽고 쓰는 삶 237일 차] 조수용 <일의 감각>

by 윤서린

디자인 전공자의 책이라서 그럴까 책의 표지부터 컬러, 음각 형압으로 눌러 사각형과 표지 뒷면의 목차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오돌토돌하게 만져지는 책의 표지 질감도 좋다.


팟캐스트 듣다가 알게 된 책인데 알라딘 책장에 얌전히 한 권 꽂혀 있길래 데려왔다.


조수용 <일의 감각>


조수용 : 매거진 <B> 창간, 프리첼, 네이버 디자인과 마케팅 담담 임원, 카카오 공동대표(2018.3-2022.3)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밤낮없이 일에 몰두했건만 '감각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는 그.

그가 자신이 어떻게 일을 시작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시험 전날 시험공부에 지친 아들의 기분 전환을 위해 그가 좋아하는 옷을 고를 수 있게 같이 외출한 어머니. 그 시간이 기다려져서 시험 이틀 전까지 미리 공부를 해 놓았다는 그.

선택에 따르는 책임은
오롯이 저의 몫이라는 걸
여러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어려서 '궁핍'한 가정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선택을 잔소리 없이 묵묵히 지지해주셨다고 한다.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면 컴퓨터를,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 신시사이저를 사주신 어머니.


세상에 대한 저의 '감각'은
이런 경험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없는 형편에 당시 부잣집이나 있을 법한 신시사이저를 사주신 어머니는 아들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고 믿어줬다. 그런 어머님의 믿음에 작가는 '스스로의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으로 자라게 됐다고 한다.

이런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자기가 선택한 일에 전념하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자기다움의 아름다움]


목차를 둘러보다 요즘 나의 관심 주제 중에 하나인 '나 다움'과 닿아있는 제목에 이끌려 책 장을 뒤로 뒤로 넘겼다.


작가는 '아름다움'이 가진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의식적으로 꺼려했는데 그 이유는 미대 출신 디자이너는 예쁜 걸 좋아할 거라는 편견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학적 절대성' 혹은 '절대적 균형미'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은 보이는 사람에게는 보이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안 보인다고 말한다. 심미안을 꾸준히 기르는 훈련을 하면 가능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훈련해도 못 보는 사람이 있는데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경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완벽한 아름다움만이 의미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완벽하지 않음이
우리 삶 그 자체이며,
그 부족함의 조화가
더 고귀한 아름다움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소비자가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데 이 말에 나도 동의한다. 요즘은 '완벽함'보다는 '개성', '자기표현', '스토리'에 더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낙서 같은 그림체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못나게 생긴 개성 강한 인형들이 인기를 끈다.

소비자들은 그런 '자기다움'을 표현한 디자인과 물건, 브랜드에서 일종의 '나 다움'을 추구하는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만큼 끊임없이 '자기다움'을 고민하고 표현하는 삶이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가는 요즘이다.


글, 그림, 노래, 시, 완벽하지 않아도 용기를 내보는 내가 좋다.




오늘 하루 '자기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나를 표현해 주는 '단어'하나를
찾아보는 보물찾기 놀이

나는 "알알샅샅이"라는 단어를 작년부터 '내 단어'로 만들어 사용 중이다.


알알샅샅이 : 소소한 것이라도 빼놓지 않고 어느 구석이나 모두 다.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이 단어를 마음의 내 단어로 정해 놓으니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꾸준히 무언가를 기록하려는 마음도 소중해지고 더 커지면서 내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꼈다.


마음속에 문득 떠오르는 "나 다움"을 표현할 만한 단어가 떠오르시는지?

하늘의 구름과 낙엽이 아름 다운 가을날,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며 우리 모두,


알알샅샅이 '나 다움'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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