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삶 261일 차] 은유 <쓰기의 말들>
내 머릿속과 마음은 무언가가 들어차서 무겁다.
겨울의 빈 공간처럼 나에게도 숨 쉴 여백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벼운 독서로 시작하는 아침, 은유 작가의 글쓰기에 관련된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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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잘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첫 문장을 들으면 ‘아!’하고 감탄하게 되는 이형도 시인의 <낙화>.
은유 작가는 그 첫 문장을 인용하며 사랑과 글의 공통점을 이끌어낸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_이형기 <낙화> 중에서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
_이사크 바벨
“때”를 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 관계의 맺음을 염두에 둔다는 것, 미련 없이 돌아서는 것, 그런 것일까.
작가의 말처럼 구질구질하거나 구차해지지 않고 끝맺음할 그 “때”를 아는 글쓰기. 그건 어떤 자세일까.
글을 쓰다 보면 이야기가 홍수에 물이 불어나듯 흘러넘칠 때가 많다. 결국 가야 할 목적지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터져나가 우왕좌왕하기 일쑤. 그럴 땐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흘러간 물이 아까워 다시 끌어올리려 했다가는 이도저도 안된다. 흘러간 물은 다른 곳에서 다른 쓰임으로 쓰이도록 길을 열어 둔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그 글만 떼어서 작가의 서랍에 따로 넣어둔다.
사실 이 방법은 최근 아침독서글을 쓰면서 초반 도입부 글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정립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내 글들은 참 장황했다.
끝없는 수다였고, 내 감정을 다 알아달라고 길게 읍소하는 글이었다.
하지만 독자들은 뻔한 이야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떨어질 때를 아는 꽃처럼, 끝날 때를 아는 글을 쓰고 싶다.
그래야 그곳에 또 다른 글의 꽃망울이 맺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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