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피엔스>를 완독 할 수는 방법에 대해

[읽고 쓰는 삶 264일 차]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완독 도전 팁

by 윤서린

아직 다 읽지 못한 자가 말하는 <사피엔스> 완독 방법이 과연 유용할까? 난 분명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 같이 독서초보자인 몇몇의 사람에게는 충분히. (나처럼 고생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늘 독서기록은 <사피엔스> 완독 도전 보고서 느낌이다.

기간 안에 완독 못하고 실패한 이유와 완독을 앞둔 내가 도움 받은 방법을 몇 개 적기로 한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나에게 이런 책이었다.

너무나 유명해서 제목은 아는 책, 읽어야지 사두고 책장에 인테리어로 꽂아두는 책,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마치 읽지 않았어도 읽은 것 같은 책, 600페이지의 두께와 방대한 빅히스토리 책이라 읽기도 전에 압도당하는 책.


맨날 서점에서 째려만 보던 책을 내 품에 들인 것은 너무나 예쁜 빨간 양장본을 발견한 덕분이다.

기존 표지를 보다가 이 표지를 보니 소장욕구가 샘솟는다. '읽지 못해도 예쁘니까!!'

자고로 책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나의 개똥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초에 앞부분을 읽다가 나름 재미있는 역사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 같아 만족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한 번 책장에 꽂힌 사피엔스는 반년 간 빛을 못 본다. 이유인즉, 왠지 마음먹고 진지하게 시간 내서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이었다. 성격상 궁금한 건 확인하고 가야 하니 진도는 지지부진. 시험공부하는 사람처럼 연도와 흐름을 머릿속에 구겨 넣으려니 과부하가 발생했다.


그러다 11월 독서모임의 책으로 선정했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3주.

그런데 재날짜에 완독을 못하는 사태 발생했다.

1:1 독서모임이고 이렇게 두꺼운 책은 <월든> 이후 두 번째라 서로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지만 내가 나를 너무 믿은 탓이었다.


진짜 마음먹으면 틈틈이 일주일이면 다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한 번 펼치면 수십 페이지가 넘어갈 동안 책장을 덮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래의 실패 원인처럼 한 번 가방에 들어간 책은 열흘간 빛을 못 봤다.


모임날이 다가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는 며칠 동안 3시간씩 몰입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완독까지 88페이지를 남겨두고 기간 안에 읽겠다는 목표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모임 멤버 둘 다 완독을 못한 이슈로 2주 후 <사피엔스> 두 번째 독서모임을 약속하고 돌아왔다.


<사피엔스> 완독을 앞두고 내가 깨달은 몇 가지를 적어본다.


*독서 초보자의 <사피엔스> 완독 실패 원인 분석해 보기


- 한 번에 완벽히 이해하고 싶다는 헛된 욕망 (수능 보니? 외우지 말고 그냥 읽어!)

- 충분히 긴 독서시간 보장될 때 읽겠다는 생각 (릴스 볼 시간은 있고 책 읽은 시간은?)

- 마음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 (장난해? 600페이지 생각보다 길거든?)

-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겠다는 판단 오류 (독서 가방에 넣어두고 왜 꺼내질 않니?)



*독서초보자의 <사피엔스> 완독을 위한 팁


- 책상에 펼쳐 놓고 틈틈이 읽기

-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은 '그냥 그렇구나'하고 쓱 읽고 지나가기

- 완벽한 노트정리보다는 '키워드'를 적은 인덱스 활용하기

- 깊이 사유할 질문은 따로 적어두기

- 빠른 완독을 위해 하루 몇 장씩 읽겠다는 과욕 내려놓기 (매우 중요!)

(계산하는 순간 부담감이 쌓여서 아예 하루 목표치에 닿지 못할 것 같으면 책장을 펼치지 않는 사태 발생, 나의 주된 실패 요인)

- 외출 시 책을 읽지 못할 여건일 때는 유튜브에서 각 전문가들이 리뷰한 <사피엔스> 영상 찾아보기

(주의!!! 반드시 본인이 읽은 챕터까지만!!! 듣는다. 멈출 자신이 없을 때는 아예 보지 않는 걸 추천한다. 이때 놓친 부분이나 추가 배경지식을 늘릴 수 있는데 책을 읽었기 때문에 아는 내용이 나오면 재미있다. 다만 뒷부분까지 다 듣게 되면 책의 흥미도가 떨어지고 더 이상 책을 안 읽어도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래서 마지막 부분을 슬렁슬렁 읽게 됐는데 추가 재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니 책을 아예 읽지 않은 상태에서 영상을 먼저 보는 것은 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읽어야지 마음만 먹고 시작을 못했거나 중도 포기한 분들이 있다면 위의 실패원인과 완독 팁을 자신에게 대입해서 새롭게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겁 없이 <사피엔스>를 읽어보겠다고 우왕좌왕한 독서초보자인 나보다는 분명 쉽게 완독 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기대한다.


아직 읽지 못한 분들은 생각보다 쉽고(?) 더 재미있으니 겁내지 않고 시도해 보길 권한다.

생각할 거리도 여러 개 있기 때문에 <사피엔스>를 읽으며 본인의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멋진 경험을 맛보길 바란다.


현재 517페이지를 읽은 상태고 이제 완독까지 88페이지가 남았으니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읽게 될 <사피엔스>며칠 후 <사피엔스>를 정말 끝까지 완독 하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자신 있게 주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다.

"야, 너도 <사피엔스> 완독 할 수 있어!"


추신) 집중력 부족한 독서초보자인 나도 읽어냈으니. 부디 너무 겁먹지 말길.



"근대는 강력한 종교적 열정의 시대, 전대미문의 포교 노력과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의 시대였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이들은 종교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이데올로기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용어상의 문제일 뿐이다."

_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336면


"세 번째 밀레니엄의 여명기인 지금, (...) 하급 인종이나 열등한 집단을 멸절시키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사람이 인간 생물학에 대한 우리의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초인간을 만드는 문제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_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3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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