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삶 269일 차]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별의 시간>
클라라시 리스펙토르 <별의 시간>을 읽으며,
잘 모르는 작가인데 장르가 소설이라면 내가 읽을 확률은 얼마일까?
독서초보자인 내게는 너무 희박한 확률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오늘 펼치게 된 이유가 분명 있지 않을까.
(나는 책의 운명론을 믿는 편이다. 언제가 읽어야 할 책은 때가 되면 서로를 알아본다… 뭐 이런… 생각. 그래서 아직 책장에 읽지 않고 꽂아둔 책도 그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되거나 선물 받게 되는 책들도 그렇고. 다 때가 있다고….)
글의 첫 부분은 ‘저자 헌사’로 시작하는데 이 부분부터 마음에 든다. 아마 서점에서 이 책을 고른 이유도 이 때문이었지 싶다.
몇 문장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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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숨을 쉬는, 숨을 쉬는, 숨을 쉬는 가장 근원적인 형태의 삶이다. 언젠가 나는 여기서 구멍이 숭숭 뚫린 내용 속에서, 폭발 가능한 원자들을 지닌 분자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기도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고서도, 아무 말 없이도 나 자신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나는 기도할 때 영혼을 비울 수 있었고 - 그리고 그 비어 있음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전부였다.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 “
_ 클라라시 리스펙토르 <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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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그녀가 왜 주인공 화자인 ‘그’가 되어서 빈민가의 한 여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하는지 작가는 ‘저자 헌사’에서 독백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벤저민 모저가 그녀를 카프카 이후 가장 중요한 유대인 작가로 언급했다는 책날개의 소개글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됐다. 다음 장을 펼쳐 본격적으로 한 여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어느 날이 곧 왔으면 좋겠다.
그녀의 말처럼 우리 또한 자신의 글을 통해 세상에 읽히고 있는 게 아닐까.
나의 장르는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