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의 삶을 산다 ]

[읽고 쓰는 삶 288일 차] 서유미 <우리가 잃어버린 것>

by 윤서린

책에서 찾은 빛나는 문장


인생을 산다는 게 그 접힌 페이지를 펴고 접힌 말들 사이를 지나가는 일이라는 걸,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여도 모든 것을 같이 나눌 수도 알 수도 없다는 걸, 하루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다 가끔 같이 괜찮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_ 서유미 소설, <우리가 잃어버린 것>


윤서린의 마음으로 쓰는 이야기


[ 고양이의 삶을 산다 ]


우리 가족은 독립적인 고양이의 삶에 가깝다.

각자의 영역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배고플 때 주방에 잠시 몇몇이 모였다가 또 각기 흩어져서 자기 공간으로 돌아간다.


우리 가족은 고양이와 닮았다.

가끔은 서로의 마음을 핥아주는 고양이 같다가,

어쩌다 옆에서 골골골 조용히 낮잠을 자는 고양이가 됐다가,

수시로 서로에게 발톱을 세우는 고양이가 되기도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꾹꾹이로 애정을 표현하는 고양이들이다.


우리 가족은 고양이의 삶을 산다.

독립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조용히 같은 곳을 말없이 쳐다보는 고양이들이다.

우리는 서로의 삶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지켜주는 고양이, 소리없이 서로를 느끼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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