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철 행복 수집가 ]

[읽고 쓰는 삶 300일 차] 톤 텔레헨 <해야 한다>

by 윤서린

책에서 찾은 빛나는 문장


행복해야 한다.
내 안의 목소리는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말한다.
'행복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럼 뭐가 중요한데?'.
'글쎄, 그냥 행복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알겠어.'
'그럼 뭐가 중요한지 언젠가는 알게 될 거 같아?'
'아니.'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내 안의 목소리가
목청을 가다듬고 나지막이 말한다.

'그래도 행복해 봐.'

_ 톤 텔레헨, 그림책 <해야 한다>



윤서린의 마음으로 쓰는 이야기


[ 제철 행복 수집가 ]


행복이 멀게만 느껴졌을 때가 있었다.

바로 내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 할 때가 그랬다.

삶은 고단하고 관계는 버겁고 꿈꾸는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남은 삶을 버티려면 미래에 저당 잡힌 '행복'을 현재로 찾아와야만 했다.


나는 행복의 시선을 내가 아닌 주변으로 돌렸다.

바로 제철을 감각하는 것.

그것만큼 행복에 쉽게 가까워지는 일이 있을까.


제철 행복을 수집하기 위한 준비물은 매우 간단하다.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는 예민함과 세심함, 그 변화를 지켜보는 다정한 시선.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매일 '행복 수집가'가 될 수 있다.


피어나는 꽃망울, 연둣빛에서 초록이 되어가는 나뭇잎, 제각각 귀엽고 아름다운 구름, 코끝이 쨍한 겨울 공기...

요즘은 낮달이 잘 보이는 위치와 시간대를 기억했다가 그곳을 지날 때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또한 내가 사는 곳은 운이 좋게도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위치가 큰 도로에서 잘 보인다. 지면과 가까울 때 포착되는 그 광경은 비현실적으로 큰 석양과 달빛을 선사한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거나 전화를 건다.


'달이 너무 예뻐서...'라는 말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군가에게 배달하기 위해서다.


오늘같이 추운 날에는 행복 수집을 위해 발품을 파는 대신 창문을 활짝 연다.

겨울의 찬 공기가 밀려온다. 나는 제철 행복을 불러들여 방안을 가득 채운다.

오늘의 행복은 목캔디처럼 상쾌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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