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by 박아담

막상 결혼식이 다가오니 걱정도 되었다. 나야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 테니 나의 공허함은 물리적으로 채워질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3년간의 연애를 하는 동안 평일에 갑자기 만나는 일은 다섯 손가락도 채 꼽지 않고, 친구들과 만나는 동안에는 그 시간에 집중하고 싶다며 장소를 옮길 때 정도만 연락을 하는 그런 남자였다. 개인 시간도 소중하다며. 세상 깍쟁이였다. 아무튼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에게 결혼 생활이 답답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다. 정말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남편은 나보다 회사가 멀어 1시간을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아침잠이 많은 내가 깰까봐 조심조심 방문을 닫아놓고, 화장실에서, 부엌에서, 출근 준비를 했다. 그렇게 출근 준비를 마치면 어느 날은 안방문을 살짝 열고 나를 들여다 보고 출근하거나 또 어느 날은 이불 밖으로 나온 내 발끝을 살짝 만지면서 갔다 올게~ 속삭이기도 했다. 정말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그의 애정이 손끝에서 발끝에서 시선에서 묻어나왔다. 마치 저주가 풀린 것처럼 그의 사랑이 아주 잘 보였다. 아무래도 초능력이 생긴 것 같다. 신혼이라는 초초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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