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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Aug 27. 2018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나보다 먼저
바람에 불려가는 그대여
잘 가거라
길 가다 온몸 아려오면
그대 스친 줄 알리

바람불이 신대철
죽은 사람의 물건을 버리고 나면 보낼 수 있다
죽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를 내다버리고 오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것만 같다

기일 강성은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게 되기를

목포항 김선우
네가 너는 아직도 어렵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나는 우리가 한 번이라도 어렵지 않은 적이 있냐고 되물었다
사랑이 힘이 되지 않던 시절
길고 어두운 복도
우리를 찢고 나온 슬픈 광대들이
난간에서 떨어지고, 떨어져 살점으로 흩어지는 동안
그러나 너는 이상하게
내가 손을 넣고 살며시 기댄 사람이었다

작별 주하림
이제 너는 없고 나만 남아 견디는 욕된 날들 가을은 해마다 찾아와 나를 후려치고 그럴 때면 첫눈이 오기 전에 죽고 싶었다 나는 노을이 좋다고 했고 너는 목탄화가 좋다고 했다 나는 내 울음으로 피리를 불고 싶다고 했고 너는 따뜻한 살 속에 시린 손을 넣고 싶다고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은 찾아오고 오늘도 운명처럼 바람은 부는데 왜 어디에도 없는가, 너는

스물몇살의 겨울 도종환
눈을 맞으며 비로소
눈을 생각하듯이
눈을 밟으며 비로소
길을 생각하듯이

그대를 지나서 비로소
그대를 생각하듯이

빗 속의 편지 - 눈을 맞으며 강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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