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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Oct 27. 2018

이상하고 아름다운 것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우리는 사랑으로 잃고 또 얻는다. 사랑은 훼손된 우리를 보듬기도 하고, 멀쩡하던 인생을 산산조각 내기도 한다. 모페르튀를 미쳐 버리게 만든 것도, 엘리에게 앙금 같은 기억을 심은 것도 사랑이다. 사랑으로 우리는 행복해지는가? 그것은 지고 한가? 절대적인가? 오히려 그것은 기이하고 헤아릴 수 없는 무엇이다. 이상한 동시에 아름다운 무엇. 우리의 것이라고는 하나 내 것과 네 것이 같을 수조차 없는.

그것이 얼마나 역동적일 수 있는지, 한편으로 얼마나 정적이면서 압도적으로 삶을 침범할 수 있는지, 이 끝과 저 끝의 스펙트럼을 우리는 이 두 작품만으로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현기증이 일 줄 뻔히 알면서도 롤러코스터에 몸을 싣는 것처럼, 우리는 때로 우리가 아닐 수 있는 상태를 욕망한다는 것을, 그리고 많은 경우 우리는 그 욕망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는 것 또한, 무언가를 욕망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고통스러워진다.

하지만 그 고통을 견딜 수 없어 결국 욕망하던 무언가를 포기한다 해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없는 세계'로 도망갈 수 없다는 뜻이다. 역시, 이상하고 아름답다.


민음사 《릿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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