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보고 싶은 이야기
모든 행위가 쓸모를 향해 있는 실용의 시대, 생산성과 투자 대비 효율을 따지고, 목적과 지향 없는 노력에 걱정을 가장한 비난이 쏟아지는 시대에, 아무 이유 없이 갈망하는 각자만의 은전 한 닢을 묻는다는 것.
나이만 조금 먹었다 뿐이지, 어떤 분야에서 우리는 사실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다. 잘 알고, 많이 배웠다 한들 '제대로' 모른다면 전혀 소용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저, 모르면서, 못 하면서, 어설프게 '척'하지 않으면 된다. 그냥 나 완전 초짜라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비기너라고 당당히 말하면 된다. 그러면, 그렇게 인정하고 나면, 뭔가를 모른다는 건, 못 한다는 건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되니까.
사람들이 잠든 순간에도 쉬지 않고 자기 때를 알고 피는 꽃들 덕분에 어제 아침에 마주한 풍경이 다르고 오늘 아침에 만나는 풍경이 달라.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달력을 넘겨보지 않고도 알 수 있어. 텅 비어 있던 나뭇가지가 동글동글한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다가 이내 아주 덮여버리는데 어떻게 봄이 오는 걸 모를 수가 있겠어.
혼자여도 행복한데, 같이 있으니까 더 행복하구나. 그래서 사람들은 같이 어울려 사는구나. 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