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간 문장들

같이 보고 싶은 이야기

by 김소형
모든 행위가 쓸모를 향해 있는 실용의 시대, 생산성과 투자 대비 효율을 따지고, 목적과 지향 없는 노력에 걱정을 가장한 비난이 쏟아지는 시대에, 아무 이유 없이 갈망하는 각자만의 은전 한 닢을 묻는다는 것.
나이만 조금 먹었다 뿐이지, 어떤 분야에서 우리는 사실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다. 잘 알고, 많이 배웠다 한들 '제대로' 모른다면 전혀 소용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저, 모르면서, 못 하면서, 어설프게 '척'하지 않으면 된다. 그냥 나 완전 초짜라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비기너라고 당당히 말하면 된다. 그러면, 그렇게 인정하고 나면, 뭔가를 모른다는 건, 못 한다는 건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되니까.
사람들이 잠든 순간에도 쉬지 않고 자기 때를 알고 피는 꽃들 덕분에 어제 아침에 마주한 풍경이 다르고 오늘 아침에 만나는 풍경이 달라.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 달력을 넘겨보지 않고도 알 수 있어. 텅 비어 있던 나뭇가지가 동글동글한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다가 이내 아주 덮여버리는데 어떻게 봄이 오는 걸 모를 수가 있겠어.
혼자여도 행복한데, 같이 있으니까 더 행복하구나. 그래서 사람들은 같이 어울려 사는구나. 새삼스러운 깨달음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소피의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