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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Jun 22. 2021

요즘 깨달은 것들

 정확히 말하면 비를 싫어하는  아니라 비가 내릴  습해지는 공기와 곱슬기 올라온  머리카락을 싫어한다.

배고픔을  참는다. 배고픔이 극에 달했을  손이 떨리고 가슴이 빠르게 뛰며 식은땀이 난다. 배가  고플  아무것도 먹기가 싫다. 제때 챙겨 먹는  귀찮다. 그러다 찾아온 나의 배고픈 친구는 당장 뭐라도 주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군다. ​


형태주의 개념에서 건강한 개인은  순간 자신에게 중요한 게슈탈트(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하나의 의미 있는 전체로 조직화하여 지각한 ) 분명하게 전경으로 떠올리지만, 그렇지 못한 개인은 전경과 배경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심리학 용어 :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는 부분(=전경), 보다  중요한 부분(=배경)

난 삶의 전경과 배경을 잘 전환시키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현재' 내가 해야 하고 필요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 지을 수 있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전경을 맞닥뜨렸을 때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건강한 정신을 가졌다.

이성과 감정이 자주 충돌하고, 그때마다 내가 우선순위를 두는 건 감정이다. 이성과 감정을 둘러싼 모든 논리에서 벗어나 단지 내가 내리는 결론에 기울여 생각해 보면 대체로 감정의 뜻을 따르고 행동했다. 머리로 이해했으나 감정이 동반하지 않는 일에 스스로 움직인 일은 극히 드물었던 것 같다.

도시의 북적이고 반짝거리는 화려함을 좋아하지만 자연의 편안하고 잔잔한 소박함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자연은 항상 나에게 깨달음을 주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말을 잘 못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는 솔직함과 배려,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은 같잖은 마음들이 공존해서 정리가 잘 안된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데 혹시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 봐, 내 생각의 무게보다 내 말이 가볍게 느껴지는 게 싫어서 말을 그냥 말로 뱉는 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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