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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형 Sep 28. 2022

형상이 실체가 될 때

아파트 입구 들어서기 전

골목 전봇대 사이로

요양원 건립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


붉고 어두운 것을 번갈아가며

차례로 걸려있다


한 줄의 긍정은 수십 줄의 부정을

무색하게 만든다


획으로 적히지 못한 한 줄은

형상에만 남아있다


붉고 어두운 것 뒤로

초록빛들이

어울더울 모여있다


초록빛의 시야를 가리는 천들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안다

내건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


형상이 실체가 될 때

형상이 획이 되어

전봇대 사이로 걸릴 때


무색하게 만드는 힘은

모두에게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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