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마음들

by 김소형

짓궂게 장난을 치는 친구가 있다. 어느 날은 내 기분도 생각 안 하고 무작정 장난만 치는 친구가 미웠다. 웃으라고 내뱉던 농담들은 날 아프게 찌르기만 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하기만 한 친구의 모습을 보니 내게 장난 좀 걸어줬으면 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한테는 이랬다. 저 친구한테는 저랬다. 자기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듣고 있자면 바보가 되는 듯 했다. 하루는 그 친구가 무슨 말을 하던 믿고 싶어졌다. 어떤 말이 되어도 좋으니 그 말들이 진심이고 진실이길 바랐다.

육두문자를 달고 사는 친구가 있다. 입을 왜 저리 험하게 쓰는지 인상이 찌푸려졌다. 운전을 하는데 본인 분에 못 이겨 창문 열고 대뜸 욕하는 아저씨를 만났다. 그 친구가 옆자리에 앉아있었다면 눈물 쏙 빼고 사과까지도 받아낼 수 있었는데. 그 당당한 육두문자가 그날따라 듣고 싶었다.

걱정이 많은 친구가 있다. 오늘부터 내일, 거기에 쓸데 없는 일들까지 걱정한다. 걱정이 많아 항상 조심스럽고 무슨 일을 하던 계획표를 짜는 습관이 있다. 왜 저렇게 살까 안쓰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친구를 부지런하고 구체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친구를 대단하다 칭찬했다. 나는 그 친구를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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