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들 Feb 20. 2019

쉰두번째이고 마지막인 요가이야기



마침표.


요가 매트 위에서 몸을 의도한 대로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힘과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힘도 유연함도 하루 아침에 생겨나는 종류의 것은 아니라 우리들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덜컹거리거나 가끔은 넘어지면서 그러다가 별일 없다는 듯이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면서. 좋은 의도를 갖고 노력하더라도 어느 날에는 의도에 부합하는 내가 되고 어떤 날에는 의도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도를 기억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시간을 쌓기 전보다는 힘이 생기고, 유연해지니까 그렇게 지금 이후의 시간을 만나게 되는 일을 아주 사랑하고 있습니다.

마음에도 의도를 세웁니다. 마음을 의도한 대로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서도 역시, 힘과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몸의 힘과 유연함을 위해서 여러가지 요가 동작들을 반복적으로 수련하는 것처럼 마음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들을 알고 있으면 그것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어도 연습하지 않으면 의도대로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몸에도 적용되고 마음에도 적용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힘도 유연함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도 살아가며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민지와 글을 쓰는 저는 일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의도를 세우고 서로에게 필요한 연습을 권하거나 덜어내면 좋은 것에 대해 도움의 말을 건네기도 하면서 공동 작업물을 만들어 왔습니다. 함께 진심을 담아 서로를 응원하면서 시간을 쌓았습니다. 2018년 2월 경리단길의 작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말고 농담처럼 시작해버렸고, 육개월쯤은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여정은 즐거움이 동력이 되어 일년동안 이어졌습니다. 최대치라고 생각했던 일년에 다달아 이제 저희들은 연재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합니다. 함께였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민지와 나누었어요. 그리고 함께해주신 분들 덕분에 가끔 마음이 넘어진 날에도 별일 없다는 듯이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독자가 있다는 것은 대체 어떤 기분일까, 독자가 존재하는 글을 쓰는 그들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일까, 혼자서 써왔던 짧지 않은 시간동안 독자는 단 한 명 자기 자신인 글을 쓰면서 자주 했던 생각이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덕분에 긴 호흡을 이어갔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아주 행복한 일년이었습니다.

저희들의 연재물은 아마도 4월 중에 손에 잡히는 묵직한 것이 되어 세상에 나올 듯 합니다. 책으로 다시 한 번 찾아가는 날까지,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즐거운 날들을 이어가시기를 마음다해 바랍니다.

자신의 의도대로 몸과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연습들을 환한 마음으로 하면서, 그럼에도 가끔 넘어지는 자신을 귀여워하면서, 스스로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서.






글/ 예슬 (brunch.co.kr/@yogajourney)
그림/ 민지 (brunch.co.kr/@am327)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내 손안의 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