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의 글쓰기를 할까요

by 글담

“오늘 왜 그렇게 업 됐어요?”

글쓰기 수업이 있는 날.

수업을 하는 여고의 도서부 사서 선생님이 핀잔 아닌 핀잔을 줍니다.

마지막 수업이라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목소리와 행동이 조금 과장됐나 봅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모르겠습니다.

아쉬워하는지, 혹은 그저 지나가는 수업과 인연이라 생각할지 알 수 없지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책 읽기와 글쓰기에 관해 작은 울림이 있었으면 좋을 텐데요.


공명은 맞울림입니다.

공명의 글쓰기를 하고 싶고, 또 책을 그리 읽으려 합니다.

글쓰기 수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죠.

수많은 사람 중에 단지 몇몇이 될지라도 맞울림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보람이 있을까요?

그래서 마지막 수업 날,

그토록 내 마음은 울리고,

그 울림이 한둘에게라도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 앞섰나 봅니다.


공명의 수업이나 글쓰기, 혹은 책 읽기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모두가 내 마음 같지가 않으니까요.

아쉬움과 약간의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을 즈음에 문자가 옵니다.

이번에는 재외동포 출신의 학사와 석박사 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랍니다.

이들에게 글쓰기 수업이 왜 필요할까요?

연구와 논문 등으로 숱하게 읽고 쓰기를 했을 텐데요.

그들도 아는 것이겠죠.

연구와 그 결과로 논문을 쓰는 것과 대중적으로 글이나 책을 쓴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저는 그 차이를 간단하게 말해서 공명의 글쓰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중적인 글쓰기를 뜻하는 것이죠.

그들에게 나 혼자 만족하는 글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글쓰기를 알려줘야겠죠.


찬 바람이 부는 날,

나뭇잎이 불빛에 흔들리는지 바람에 흔들리는지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위태롭습니다.

저토록 투명한 나뭇잎은 조만간 낙엽이 되어 바람 따라 이리저리 돌아다닐 터.

그래도 그 운명이 애처롭지만은 않습니다.

투명하게 빛을 받아들이고,

갈변의 계절을 몸 깊숙이 안는 성숙의 시간을 겪을 테니까요.

글쓰기도 그래야 할 텐데,

책 읽기도 이래야 할 텐데.

가을의 시간이 깊어가는 때,

나뭇잎과 낙엽을 보면서 책을 만지작거립니다.

오늘밤은 읽다 만 책을 마저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