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와 언어를 벼리지 않고 뭉툭한 정념의 덩어리”라는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요즘 나의 사유와 언어가 그러한 듯합니다.
그의 말대로 사유와 언어를 벼려 ‘뾰족한 마음’이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고 상념에만 젖어듭니다.
왜 그럴까요?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사람이 헷갈릴수록,
마음이 괴로울수록 사유와 언어를 벼려야 하는 게 아마도 글쟁이의 숙명이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문장이, 문체가 딱딱하고 공격적이라는 것은 아니죠.
위로를 하든
비판을 하든
애정과 희망을 담아서 쓴다면 그 ‘뾰족한 마음’은 날이 서 있더라도 따뜻하겠죠.
사람과 세상을 톺아볼 수 있을 때 글이 시작되고, 또 마무리를 할 수 있을 터.
그렇지 못할 때 글은 그저 상념에 그치는 듯합니다.
오늘은 얼마나 세상을 꼼꼼히 살펴봤는지 돌이켜보니,
음, 상당히 게으르게 주변을 봤네요.
가을이구나.
하늘이 맑네.
카페 주인장은 오늘도 여전히 까칠하네.
뭐, 이런 생각 따위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 듯합니다.
운 좋게도 아직 메마르기 전에,
땅에 떨어진 낙엽 신세가 되기도 전에 색의 변주가 울리는 정경을 봤으니 다행인가요?
풀지 못한 숙제가 있어 머리를 쥐어 뜯으며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지만,
어느덧 짙은 어둠이 내려 앉았습니다.
누군가의 마음도 가시지 않는 짙은 어둠으로 가득하겠죠.
어둠을 걷어내주기는커녕 자꾸만 검은 덧칠을 하는 이들은 비겁하기만 합니다.
바깥의 어둠은 시간이 지나면 걷히겠지만,
내 안의 어둠은 시간이 갈수록 더 짙어질 수 있습니다.
그 어둠을 걷어 내려 사투를 벌이는 마당에 자꾸만 검은 장막으로 가두는 그들.
쉽게 생각하고,
쉽게 내뱉는 말이 주는 저주입니다.
그래서 사유와 언어를 벼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