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간 동네 카페 한군데가 문이 닫혀 있네요.
주인이 바뀌었는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술병들이 마당에 가득하고요.
그곳 주인장이 올해 초에 아이를 가졌다면서 다소 힘들어했거든요.
카페를 접는 것은 아쉬웠는지 대신 할 사람을 구한다는 말까지 했었는데,
아마도 카페 운영권은 다른 사람이 가졌나 봅니다.
말끔하던 마당에 줄을 세워 놔둔 와인 병들이 낯설기만 합니다.
여기저기
이리저리
이곳저곳
들락날락
골목과 카페를 오가던 게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발걸음이 더뎌지고 뜸해졌지요.
그만큼이나 인연의 끈도 얇아진 듯하네요.
골목 나들이를 할 곳 하나 잃은 듯해 아쉽습니다.
저야 나들이라 해도,
카페 주인장들은 머리를 싸매고 골머리를 앓는 삶의 터전일 테지만.
비가 옵니다.
어제 세차를 했거든요.
그러니 비가 오는 것일 테죠.
차를 돌려 다른 동네로 옮깁니다.
다행히도 그곳은 불을 밣혀 놓았습니다.
오랫동안 머물며 간직한 그 정취 그대로 간직한 채.
벽에 기댄 등불이 반가이 맞아주는 듯하네요.
아, 늘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카페라는 게 떠올라 슬며시 자리에 일어섭니다.
오늘은 푸딩을 발견했습니다.
푸딩에 커피라는 조합이 괜찮군요.
비 오는 화요일,
비 오는 늦가을,
비 오는 초저녁.
원고를 보기 위해 노트북을 펼쳤지만,
들리지 않는 빗소리라도 들으려는 듯,
보이지 않는 비 오는 풍경을 보려는 듯,
눈과 귀는 바깥으로 향합니다.
오늘은 사람보다 비가 반가운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