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인데도 이제는 쌀쌀합니다.
태양은 저리도 빛이 나거만,
대지는 싸늘하게 식어갑니다.
가을이 떠나가나 봅니다.
늦가을의 태양은 뿌옇게 흐린 빛을 내뿜지만,
프렌치매리골드는 색을 더 화려하게 드러냅니다.
계절이 바뀌든 말든 간에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존재를 감추지 않는 게,
오늘은 왠지 모를 부러움으로 비칩니다.
오늘 들른 카페는 촬영이 있어 숨 죽이고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문화협동조합 카페를 소개하기 위해 또 다른 협동조합이 왔네요.
잠깐 저를 글쟁이가 소개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괜스레 민망해서 슬쩍 고개를 돌립니다.
뭐, 편집을 알아서 잘하겠죠.
남은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 맛으로 마시면서 구경 중입니다.
“내일부터 추워진대.”
슬슬 옷의 두께가 두터워지더니 어느새 겨울을 어찌 맞을지 궁리합니다.
벌써부터 밤은 쌀쌀하지만,
그래도 한낮의 따사로움에 의지하던 터라 겨울이 낯설기만 합니다.
매번 찾아오는 추위와 계절과 풍경이 새롭고 낯선 것은 왜일까요?
바람이 볼을 감싸고 흘러가며 남긴 차가운 감촉 때문일까요.
오늘은 글 작업하는 게 어쩐지 달갑지는 않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장을 고치려 애쓰다가 진이 다 빠졌을까요.
카페 테이블마다 새롭게 소국을 갖다 놓았는데,
가을은 아직 떠나지 않으려나 봅니다.
가을이 공간을 채우는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