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가 보이는 날

by 글담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비는 오는데 소리보다 사선으로 긋는 빗줄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구슬프게 내리는 장맛비 소리에 묻히기가 싫은가 봅니다.

벌써부터 몸은 한없이 침잠으로 마음을 끌고 내려갑니다.

눈을 돌려 글을 쓰고 있자니 비가 부릅니다.

지금 글을 쓸 때냐고.

하기야 주말인 데다가 비까지 오는데 뭘 하겠다는 걸까요?

그냥 넋 놓고 바깥을 바라봐야죠.

오늘 카페는 손님이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사람들이 오갑니다.

한구석에서는 어쿠스틱밴드 보컬이 건반 선율에 ‘비와 당신’을 읊습니다.

좋네요.

여유가 사치가 되고, 쉼이 불안이 되는 시대입니다.

한가로이 멍때리는 것조차 쉼과 불안의 경계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불안의 시대이니까요.

불안과 불확실의 시대에서 쉬는 것조차 많은 고민을 해야하는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아, 이런 생각이 갑자기 왜 드는 걸까요.

그저 빗소리와 노랫소리가 어우러지는 이 공간에 만족하면 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