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늦잠과카페, 수다, 정적

by 글담

일요일 아침,

부지런히 늦잠을 자고 싶었습니다.

게으르게 일어나지 않고 열심히 자고 싶었답니다.

그러다 갑자가 커피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게다가 밀린 원고 검토도 해야하고.

그래서 나선 일요일 오전의 카페 나들이입니다.

동네 카페에는 주인장 부부와 단골손님이 아기를 데리고 한가로이 있습니다.

서로 반가워하며 인사를 나누다가 단골손님이 곧바로 자리를 뜨자 수다를 떱니다.

요즘 주인장 부부는 자전거에 꽂혀 있습니다.

“작가님, 집에 있는 자전거 저한테 파세요.”
“왜요?”
“분해하고 정비해보려는 데 쓰려고요.”

“그럼, 이참에 이 카페를 수제공방 카페로 하지. 가죽도 만지고 자전거도 고치고.”

다들 웃습니다.

손님 없는 카페의 빈 공간은 엉뚱한 상상과 농담으로 채워집니다.

잠시의 수다가 끝나자 아내는 위층 집으로, 사장은 자기 공방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정적입니다.

음악마저 조용하니 이 카페는 이제 나만의 공간이 됐습니다.

손님이 없는 게 나로서는 이런 행운으로 다가옵니다.

잠시 책부터 꺼내 읽습니다.

“홀로 걷는 길은 무섭다.

크든 작든 관계없이 내가 나아가는 길을 비춰줄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 사람이 살아 있다, 
그러니 나도 살아갈 수 있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니시카와 미와 감독의 [고독한 직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구절에 한참 시선을 빼앗긴 채 머뭅니다.

나에겐 그런 존재가 있는지,

나는 누구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지 곱씹어봅니다.

일요일 오후로 넘어가는 카페는 조용합니다.

오늘도 생각거리 하나를 얻은 즐거움에 책장을 덮습니다.

이제 일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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