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과 무거운 고뇌

by 글담

며칠 전이었습니다.

늦은 오후 산책을 하러 골목을 따라 걷다가 성모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왠지 침묵과 고요의 발걸음을 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살랑이는 바람은 초여름의 더위를 식혀주고,

머리 숙여 기도하는 사람들의 간절함은 세상의 고뇌를 떠올리게 합니다.

시원한 바람과 무거운 고뇌 사이를 떠돌다

마당에 피어 있는 꽃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도 이렇듯 엉뚱한 갈림길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죠.

꽃의 이름도 몰라 무어라 불러야 할지 머뭇거리듯이

인생의 새로운 선택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 주춤합니다.

그럴 때 그냥 가보는 건 어떨까요.

자유는 결코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인생도 가만 앉아서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겠죠.

그러니 갈림길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힘들다고 하소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 갈림길조차 만나지 못해 서성이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꽃을 앞에 두고 별생각을 다합니다.

머리가 심심한가 봅니다.

아니면 가슴이 공허하여 괜히 인생을 떠올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