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투명한 파란

by 글담


카페는 한 무리의 수다로 시끌벅적합니다.

수다가 그렇듯 이야기는 주제 따위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가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깃거리와 삶의 무거운 짐을 가벼이 튕기는 중입니다.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고약한 취미는 없으니

시선은 루프탑 건너 파란 하늘로 향합니다.

마침 구름과 구름 사이 텅빈 공간의 투명함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저 투명한 파란 하늘에 내 마음을 그린다면 잿빛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지금 읽고 있는 소설에 나오는 묘사를 빌린다면,

구름은 하얀 돛이 되어 하늘인지 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곳으로 표표히 흘러가는 중입니다.

무더위에 넋이 나간 마당에 이런 몽환적 풍경을 바라보는 게 그리 싫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잿빛으로 하늘을 망치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습니다.

사색과 몽상 따위는 고이 접어 마음속 깊숙이 밀어넣고,

그저 넋 놓고 바라볼 뿐입니다.

한 테이블 위에 꽃다발이 놓였습니다.

누군가 가져다 준 선물입니다.

이 또한 한없이 투명한 꽃잎의 아름다움으로 공간을 밝힙니다.

그러고 보니 공간을 밝히는 게 참 많습니다.

해맑은 미소와 수다,

덩그러니 놓인 꽃다발,

곳곳의 화분들.

굳이 조명으로 밝히지 않아도 밝아오는 공간입니다.

한여름 늦은 토요일 오후.

손님이 없는 틈을 노려 듣고 싶은 노래나 신청해야겠습니다.

무릇 파란 하늘을 노닐려면 노래 한 가락 곁들여야 제맛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