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자유보다 홀로 된 고독이라…

by 글담


환한 대낮에 불을 켜놓은 등불은 불빛을 머금고만 있습니다.

어두워질수록 밝히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질 테죠.

내 안의 욕구를 억제하려 할 때 더욱 갈망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차라리 분출할 욕구라도 있다면 이 더운 날 무기력한 기분을 떨칠 수 있을까요?

푸른 하늘에 펼쳐진 구름의 향연을 보는 것 말고는 그저 축 늘어질 뿐입니다.

구름이 옅게 흩뿌려져 흘러갑니다.

저 멀리 뭉게구름은 가벼움의 무거움을 뭉게뭉게 보여주며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바람은 미풍이 되어 슬며시 구름을 불어댑니다.

가끔 하늘을 보는 이유는,

번잡한 지상의 어지러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죠.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정처 없이 흘러가는 구름의 자유,

아니 자유라고까지 할 것도 없이 그 홀가분한 모습에 마음을 맡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하늘을, 바다를 찾는 것이겠죠.

바다는 찾아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요구하지만,

하늘은 고개만 들면 무한한 자유를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잠들 무렵에는 오늘 하늘을 봤던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사는 게 그리도 바쁠까요.

지상의 번잡함에 헤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글이 풀리지 않으니 하늘만 보며 앉아 있습니다.

갑자기 푸른 하늘보다 휘영청 떠 있는 달이, 달빛이 보고 싶네요.

무한한 자유보다 홀로 된 고독이 그리운 걸까요.

종 잡을 수 없는 마음을 어찌 할 줄 몰라 읽다가 만 책을 펼쳐 듭니다.

마침 사람 하나 없는 어촌 마을을 묘사하는 대목을 읽던 중이었네요.

잠시라도 조용한 마을에 함께 머물러야겠습니다.

이렇게라도 피서를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