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연이 다하면 또 다른 인연이 다가오듯이

by 글담


**

집, 카페, 다시 집.

어떻게든 더위를 피하려 차로 움직이며 집과 카페를 오갑니다.

오늘도 버티고 버티다가 카페로 나섰습니다.

카페에 오니 조용합니다.

카페 사장은 손님으로 들어선 나를 보고 흠칫합니다.

아니 왜…

**

“요즘 너무 손님 없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요즘 어딜 가도 손님이 없더라. 날도 더운데다가 휴가철이고, 또 코로나가…”

역병 이야기가 나오니 둘 다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언제가 끝인지 알 수 없는 역병의 터널에 갇힌 자화상은 어두울 수밖에요.

“그래도 휴가철 끝나고 백신 주사 좀 맞으면 나아질 거야.”
“카페에 문제가 있나?”
“아니지. 타이밍이 좀 안 좋을 뿐이지. 아까 말한 것처럼 더위에 코로나에 휴가철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지금껏 말한 게 무색해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손님이 하나둘 찾아 옵니다.

카페 안을 꽉 채우는 것은 아니지만, 
한 자리를 비우면 또 누군가 와서 빈 공간을 조금씩 채워줍니다.

한 인연이 다하면 또 다른 인연이 다가오듯이.

**

저녁이 되자 열기가 다소 식어 바깥으로 나갈 만합니다.

카페 루프탑은 고요한 가운데 산들바람이 불어옵니다.

멈췄던 바람도 불어 한여름밤이 물기 맺힌 청포도처럼 다가옵니다.

꽃병에 꽂아둔 꽃이 하늘하늘 춤을 춥니다.

바람에 따라 춤을 추고,

반짝이는 불빛을 배경 삼아 향기 대신 몽환의 여름밤을 풍깁니다.

이제 한줄기 산들바람이면 고개 들어 별을 볼 만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바라본 하늘엔 별이 사라지고 비워둔 자리에 구름 한 조각 달무리 한 웅큼 채워집니다.

한 인연이 다하면 또 다른 인연이 다가오듯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