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면 흐드러지게 땅 위로 떨어지는 꽃잎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수히 떨어져 있는 꽃잎보다
홀로 외따로 떨어진 꽃잎이 유달리 마음을 끕니다.
꽃 한송이에 붙어 있던 꽃잎들이 어우러져 미를 뽐내다가
제각각 떨어져 나와 제 존재를 드러냅니다.
아름답죠.
그리고
처량하죠.
끈 떨어진 신세인 양 더는 절정의 미가 아니라 말라갈 운명만 남았으니까요.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 점점 한송이 꽃에서 달랑 하나의 꽃잎이 되는 듯합니다.
꽃을 이루던 다른 꽃잎들은 하나둘 떨어져
어디론가 날아가거나 구석진 곳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흙이 있는 땅을 밟으면 생명의 기운 말고도
소멸의 운명도 느낍니다.
생명과 소멸을 함께 품은 대지의 너른 뜻을 어찌 알까요.
그저 꽃잎 하나 되어 그 품에 안길 뿐이지요.
구름 잔뜩 낀 하늘과
야자수 잎을 하염없이 흔들어대는 바람과
이제 막 불을 밝힌 카페의 불빛에 잠시 취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