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해지는 시간입니다.
노을지는 하늘보다 다가오는 어둠을 맞이하는 불빛에 눈길이 끌리네요.
삶의 기로에서 불빛은 분명히 있는데,
어디로 가라는 건지 불빛의 방향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여기든 저기든 필요하면 비추라는 듯 불빛을 퍼뜨립니다.
아, 그렇군요.
어딜 가든 내 마음이니 그곳을 비추는 불빛을 따라 가면 되겠지요.
불빛이 비추는 곳을 먼저 찾는답시고 제자리걸음만 하면 안 되겠지요.
가을이 한 걸음 더 다가왔을 때,
넘겨야 할 책장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습니다.
그만큼 책을 보면서 졸았다는 이야기인 게죠.
더우면 덥다고,
시원하면 시원하다고
몰려오는 졸음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탓에 주름살이 생기지 않은 책이 깨끗한 표지를 들이미네요.
어서 읽으라고.
어쩌면 불빛이 이 책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 불빛이 자꾸만 은은한 취침등으로 다가오니…
바람이 시원합니다.
마음은 무겁습니다.
써야 할 글은 많은데,
팔이 무거우니 한숨만 늘어납니다.
“이제 좀 집에 들어가요. 엄청 피곤해보이네.” 단골들의 핀잔 아닌 핀잔, 아니 진짜 핀잔인가?
아무튼 잔소리를 듣습니다.
이때는 그저 커피 한 사발 더 들이켜야지요.
어차피 운전하는 게 더 피곤한 시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