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니 색이 나오는군요

by 글담



“저 그림 볼수록 참 좋아요.”

“시간이 지나니까 밑에 있던 색이 나오네.”

“네?”

카페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을 잠시 뚫어져라 바라봤습니다.

그림이 참 좋다는 단순한 느낌으로 화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화가는 색이 묻어나와 그렇다고 무심히 말합니다.

그림을 잘 알지 못하니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화가는 밑에 있던 색이 시간이 지나면서 나온다고,

그래서 그림의 색깔이 갈수록 풍부해지고 색감이 좋아진다고 덧붙입니다.


이 카페에서 즐기는 소소한 재미가 전시된 그림이나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랍니다.

미술을 잘 알지 못해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저 그림이,

저 조각이,

저 사진이

대체 어떤 의미일까 짐작해보는 재미.

잘 모르니 혼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해봅니다.

이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화가가 어디론가 가서 바라본 풍경일 텐데,

어느 날 올랐던 새벽녘의 산등성이가 떠오릅니다.

아니면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은 채 바라보던 노을지던 풍경일지도 모르죠.

뭐 상관없습니다.

그리는 이 마음 따로, 보는 이 마음 따로가 작품의 운명 아닌가요.


사람도 알고 지내는 시간이 지나면 색이 나오는 듯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차츰 각자의 색을 드러내죠.

그 색깔이 은은하고 풍부하게 와 닿을 때,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색이 묻어나올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기다려야겠죠.

그렇게 기다리니 이 카페의 또 다른 단골이 먹을 걸 주네요.

그 사람의 색도 참 진하게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