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렴 어떤가요. 비 오는 일요일인데

by 글담



비 오는 일요일 아침,

뒹굴거리고픈 유혹을 떨쳐내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카페에 가서 일 좀 하려고 나선 길입니다.

차를 몰고 느긋한 일요일 오전 카페를 찾아 갔는데,

아뿔싸!

문이 닫혀 있네요.

조심스레 주인장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습니다.

이런.

어쩔 수 없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차를 돌립니다.


밥을 먹고 다시 카페가 있는 골목길로 돌아오니,

저만치 불빛이 켜져 있습니다.

“아, 늦잠 자는 바람에…”

또 헛걸음을 하지 않을지 은근히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주인장을 멋쩍은 웃음을 짓습니다.

아내도 늦잠 잤다가 헐레벌떡 일어나 문을 열었다고 웃습니다.

두 번 걸음을 하도록 한 게 미안했나 봅니다.

아무렴 어떤가요.

비 오는 일요일인데.


비 맞은 꽃은 어느새 고개를 숙입니다.

빗방울 고이 받아 땅으로 흘려 보냅니다.

오는 걸 마다하지 않고

가는 걸 붙잡지도 않는.

오늘 카페도 손님이 오든 말든 기다리지도 붙잡지도 않을 듯하네요.

뭐 어때요.

비 오는 일요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