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사유

낙타와 사과

현재를,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는 마음

by 아말

수업 중 단어가 적힌 카드를 뽑고 발표하는 즉흥 스피치를 시켰다.

낙타와 사과

이 두 단어를 뽑은 수강생은 잠시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낙타는 평생 사과를 먹을 일이 없대요. 근데 만약 딱 하루, 사과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사과를 먹을 수 없고 그 맛을 오로지 추억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이야기의 도입을 들으며 예전 같았으면 망설임 없이 사과를 먹는 낙타가 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도 물론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망설임도 조금 곁들여지는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영화 비포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다. 그중 <비포 선셋>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What do you think is important? You know? Every day's our last(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거 알아? 매일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야)."


또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스위트 매그놀리아>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Do it now. Don't wait for the perfect words that may not come, the apology, or the tomorrow may not come. Speak today, act today, love today. Tomorrow isn't promised(지금 하라.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완벽한 말, 사과, 내일을 기다리지 마라. 오늘 말하고, 오늘 행동하고, 오늘 사랑하라. 내일은 보장되지 않는다)."


주말에 보려고 아껴둔 영화 <옥스퍼드에서의 날들>을 드디어 보았다.

영국, 그리고 도서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영화의 영상들이 흥미로웠다. 내용은 조금 가슴이 아팠다. 아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주인공들은 현재를, 순간을 살았다. 그리고 영화에는 가슴에 꽂히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천지였다.

"Live deliberately(의도적으로 살아라)."

"The best bits of life are often the messiest(인생의 최고의 순간들은 종종 가장 지저분하다)."

"You never know if a choice you make is right or wrong until you make it(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다. 선택을 하기 전까진)."

"You should never regret the things you do. You should only regret the things you don't do(당신이 하는 것이 아닌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라)."

"Let it in and allow it to change your life(받아들이고 그것이 당신이 삶을 바꾸도록 허락하라)."


나는 아직 사과의 맛을 잠시라도 만끽하며 그것을 추억할 수 있는 용기 있는 낙타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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