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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Oct 02. 2019

게이 5명이 알려주는 일과 삶의 균형 잡는 방법

나의 최애 넷플릭스 시리즈 <퀴어 아이>를 보다가



많은 사람들이 '나 정도면 꽤 개방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지.'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미국에 몇 번 다녀오고 그들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는가?'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다.


최근에 문제가 되는 몇몇 유튜버도 있었지만, 나는 LGBT 같은 소수자들이 당당하게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깰 것이고 이는 곧 우리나라의 '다양성'이라는 레벨을 높이는 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좋아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바로 <퀴어 아이>다.



퀴어아이 시즌 4 공식 예고편



퀴어 아이는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가진 다섯 명의 게이가 나와서 신청자의 사연을 보고, 인생을 Make-over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패션, 뷰티, 음식, 공간, 심리' 분야에 특화되어 있어 말 그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전방위로 개조해준다.


이 다섯 명의 게이들은 'Fab5'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fabulous 한 다섯 남자들이라는 뜻) Fab5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 습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바꿀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한다. 몇몇 에피소드는 정말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고, 큰 울림을 느낄 수도 있다.


갱단에서 마약상이었다가 총격 사건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도 있고,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16살 때 양부모로부터 버림받아 자립해야만 했던 흑인 여성의 이야기도 있다. Fab5는 이런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주 조심스럽지만 세련되게 접근한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꾸미는지, 그리고 매일매일 무엇을 먹고, 어떤 공간에서 생활하는지, 나아가 그 안에서 자존감과 자신감을 단단하게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등을 코칭해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끝내는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찾아 새 출발을 다짐한다.





나는 지금 스타트업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와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 퀴어 아이의 접근 방식이 꼭 내가 해야 할 일과 닮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스타트업 여성들을 위해 특정 직무, 연차, 업계와 관련된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커리어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스타트업 여성들과 함께 하는 명상, 운동, 전문가와 콜라보하여 메이크업 클래스나 자존감 상담까지.. 일 외의 주제를 다루는 모임도 많이 해왔다. 물론 지금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매일매일 너무나도 할 일이 많고, 바쁘고 치열하게 살고 있는 스타트업 여성들이 일'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가끔은 멈춰서 '나'도 살피고, 그리고 멀리,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 게 꼭 필요하다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스타트업 업계도 여성은 아직까지 소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고, 그것만으로도 함께 손 잡고 존-버 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 연락하고 지내는 그 스타트업 여성 동료가 어느 순간 다른 업계로 가지 않았으면 한다. 오래오래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어렵더라도, 계속 도전해나가기 바란다, 나도- 다른 스타트업 여성들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다양한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을 함께 고민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Fab 5가 하는 일처럼 자신의 일과 삶이 제대로 균형 잡혀 있는지 궁금해하는가 보다. 예전에 아쇼카가 진행했던 워크숍 때 한 번 해보고 좋아서 스여일삶 멤버들과도 했던 'Wheel of Life'. 


여덟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1-10점 척도로 자신의 삶을 평가해보는 워크시트다. 이 바퀴는 찌그러진 부분 없이 동그랗게 그려질수록, 그리고 10점 만점에 가까운 큰 동그라미일수록 좋다고 한다.



Wheel of life처럼 여덟 가지 질문을 구체적으로 던지는 게 어렵다면 다섯 명의 게이들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돌아봐도 좋을 것 같다.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의식주 측면에서), 나는 스스로 겉모습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스타일링), 평소 생각과 가치관은 어떤지 (생각과 자존감 등 내면 성찰)를 말이다.


결국 일도 삶도 건강하고 행복해야 잘할 수 있는 거니까, 주기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거나, 함께 이러한 이야기를 나눌 친구/동료들을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Life goes on! So keep going,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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