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설명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아직 많이 부족한 걸 알지만 내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불러주시는 자리가 있으면 최대한 시간을 내어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럴 때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질의응답 시간에 꼭 나오는 질문이 있다.
남편 분이 그렇게 일하는 거 반대는 안 하시나요?
이런 얘길 들으면 "반대할 사람이었으면 결혼 안 했습니다! 하하!"이라고 대답하면서 "남편은 본인도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저에게 투자해준다는 생각을 한대요. 그래서 제가 잘 되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라곤 했다. (너무나 모범답안..)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가족이 반대한다고 꼭 하고 싶은 일을 포기했을까? 포기를 한다면 그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맞을까?"이다.
내가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니면 너무 낙관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하고 싶은 일을 몇 번 포기한 적이 있다.
그 이후에 나의 전략은 내 능력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그와 가까운 회사에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누굴 탓할 수도 없고, 더욱 재미있게 일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첫 직장이었던 에이전시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고, 또 그 후에 현재 창업을 하기까지 업무의 변화나 역할도 넓어진 게 있지만 그 기저에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으로의 전진도 깔려 있었다.
내 꿈을 포기할 수 없는 환경 속에 나를 던져 놓는 것, 그것이 내가 주변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이렇게 말하고 생각한다고 해서 미래에 대해 고민을 안 하는 건 아니다. 나 또한 "이게 맞나? 나 잘하고 있나?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싶을 때가 많고, 창업을 하고 난 다음 두세 달은 이 걱정에 불면증도 걸렸었다. (아직도 가끔 타로점을 보거나 사주 집을 기웃거리기도..)
다만 울퉁불퉁하고 오르락내리락해도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으니까 그냥 가는 것뿐이다. 그렇게 살기로 결심한 다음에는 왜 이렇게 살기로 결심했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그런 다음 미래는 어떻게 되길 바라는지만 생각하기도 바쁘다.
그래서,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고 해도 반대하고 내 갈 길을 막아선다면, 시간만 지체된다. 그래 봤자 난 어차피 갈 거야- 갈 거라고우- (절규)
또한, 가까운 사람이라면 더더욱 뒤에서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 울퉁불퉁한 길 가는 걸 알면 양심적으로 좀 도와줘라- 싶은 거지.
사회생활을 할 때 만나고 싶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멀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어디선가 본 말인데,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 꿈을 응원하는 사람, 내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 내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들을 많이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꿈을 좌절시키고 폄하하는 사람, 내 앞 길을 막는 사람, 걸리적거리는 사람과 멀어지는 것도 꼭! 꼭!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진짜, 남편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반대했다면 애당초 만나지도 않았을 거고, 뭐에 씌어 (?) 만났다 한들 결혼은 결코 하지 않았을 거라, 고 말하곤 한다.
요즘 결혼을 선택 안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어떤 배우자와 결혼할까?를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나는 꼭 이걸 생각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온 세상 사람들이 무시할 내 꿈도 "나니까" 될 거라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 꼭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