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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Oct 07. 2019

김난도 교수가 분석한 밀레니얼 세대 키워드 8가지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 발표 중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 내게 얼마나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는가? 입니다.





안녕하세요, 프로참석러 지영킹입니다. 지난 9월 26일, 오금동의 퍼시스 본사에서 열렸던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에 다녀왔습니다.


세미나에는 김난도 교수님이 이끌고 있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Working – Lifestyle Trend’를, 퍼시스 사무환경기획 부문 박정희 상무님이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사무 환경’에 대해서, 그리고 TBWA Korea 박웅현 CCO가 ‘기업 문화의 중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한 후기를 말씀드릴텐데요, 특히 김난도 교수님의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가 뽑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키워드 8가지를 중점적으로 작성해보았습니다.



오금동 퍼시스 본사 외관 &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 참가 인증샷!


프로참석러 지영킹의 총평
: “사무 환경이 문화를 만듭니다.” 사무용 가구 전문 기업 퍼시스의 최근 광고 카피입니다. 그럼 퍼시스는 어떤 사무 환경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번 세미나를 통해 사옥 투어도 하고, 어떤 분들이 퍼시스에서 근무하고 계신지,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세미나는 사람 –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하는 것부터, 이런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무 인테리어가 필요할까? 나아가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려면 어떤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할까?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나, 자율성,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 최지혜 박사님의 발표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하고 여덟 가지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WORKLIFE’ 키워드를 다루기에 앞서 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가 ‘밀레니얼’ 세대를 연구했는지를 그 배경이 있었습니다.


최근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많은 관심을 받았죠. 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특이한 것 같은 90년대생들. 부장님, 팀장님 같은 기성 세대는 ‘꼰대가 될까봐’ 이들에게 속시원한 이야기도 하기 힘듭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90년대생들을 이해해보고자 노력을 하죠. 그래서 이런 책도 나오고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 센터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업로드 되어 있는 12만 5천 장의 이미지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밀레니얼과 X세대를 대조군으로 인터뷰하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트렌드 워크샵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뽑아낸 키워드가 ‘WORKLIFE’에요.



(1)   W: Welcome to ‘Me-World’ – ‘나’중모드
최근 52시간제 도입으로 퇴근 후 취미 생활을 즐기는 밀레니얼이 많아졌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를 좋아하고, 이렇게 찾은 취미가 나중에는 업(job)으로 이어지는 ‘덕업일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나’ 내가 있습니다. 내 일상, 내 행복, 이를 위한 온-오프 모드의 전환에 매우 익숙하죠.
 
 

(2)   O: Open Blindness – 오픈 블라인드
밀레니얼은 내 영역을 굉장히 중시하며, 내 영역 밖에서는 철저히 ‘익명’의 누군가가 되기를 원합니다. 내 사물함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책상 주변에 피규어를 놓는 등 ‘내 공간’을 표시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깜깜한 휴게실, 아무도 말 걸지 않고 혼자 보낼 수 있는 점심시간을 선호하기도 하죠.
 
 

(3)   R: Realm of ‘Hyper-Efficiencies’ – 초효율주의자
그러면서 이들은 ‘안티 회의주의자’이기도 합니다. 회의는 제발 효율적으로 하자. 쓸 데 없는 이야기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필요한 사람만 회의에 모이고, 특정 안건 때문에 회의를 시작했으면 결론을 내고 헤어지고 싶어 하죠. 회의를 위한 보고 자료 같은 것보다 실제 일이 해결되었느냐를 중시합니다.
 
 

(4)   K: Keep Calculators in the head – 내 머릿속의 계산기
밀레니얼은 회사를 평생 다닐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충성을 하지도 않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과 당연히 득실을 따집니다. ‘내가 뭘 얻을 수 있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잘 챙깁니다. 따라서 요새는 회사의 ‘막내’ 개념도 없어지고 있으며, 커피 심부름이나 회의실 치우는 일만 외주로 맡아서 하는 서비스도 생기고 있습니다.
 
 

(5)   L: Let’s be Fair and Square – 페어플레이어
그러면 밀레니얼이 이기적인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위계와 서열을 불편해하고, 실제로 공평하지 못하면 프로불편러가 되어 자기표현을 서슴없이 합니다.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거죠.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특히 인사과 같은 경우는 다소 피곤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6)   I: I’m the PD of my own – 프로듀스 A to Z
밀레니얼은 나 중심적이고, 딱딱한 조직문화를 싫어하니까, 일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가? 그것도 또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디어부터 실행까지 모두 직접 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아웃풋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일을 하는 밀레니얼은 ‘워라밸이 필요 없다’ 고도 말합니다. 일과 삶을 분리하기보다는 즐겁게 일하고 성취하고 싶다는 말이죠.
 
 

(7)   F: Further Option Preferred – 다다옵션
밀레니얼은 선택권이 많은 것을 좋아합니다. 자율 좌석제로 다양한 업무 스타일에 맞게 공간 구성을 한 사무실을 선호하는 것도 그렇고, 회사 밖에서,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선택지를 넓혀주는 걸 좋아하는 모습도 그 단면입니다. 나의 자율성에 맞게 여러 대안을 만들어두고 회사도, 업무 공간도, 커리어도 선택하곤 합니다.
 
 

(8)   E: Exhibit your office – 오피스 스트리밍 
밀레니얼 세대는 일상을 자랑하고 싶어하다보니, 근무 환경이나 회사, 직장 그 자체가 있어빌리티, ‘있어 보이는가’가 중요합니다. 야근하는 나, 비오는 데도 출근하는 나, 회사 내 예쁜 공간에서 사진 찍고, 올리고, 좋아요를 받고 싶어 하니까요. 밀레니얼에게 회사는 업무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보여지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첫 번째 세션을 마무리하며 최지혜 박사님은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기존 사업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계속 하는 것은 앉아서 재난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즉, 세대가 변한다는 건 사회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도 여기에 발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는 뜻이죠.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에 대하여 분석하고 진단을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들과 조화롭게,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은 회사들이 찾기를 바래봅니다.



사무 환경이 변하면 업무 몰입도도 높아질까?




세미나의 두 번째 세션은 퍼시스의 박정희 상무님이 발표를 했습니다. 2019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의 주제가 ‘몰입’이었던 만큼, 퍼시스는 구성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솔직하게 공유해주셨습니다.


‘몰입’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언제 몰입이 잘 될까요? 보통 몰입은 다른 일에 관심 없을 정도로 지금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할 때 몰입이 잘 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박정희 상무님은 ‘자율과 효율’이 중요하더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율이란, 자발적인 동기부여인데, 첫 번째 세션에서 나왔던 밀레니얼의 특성에서도 이 자율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나왔습니다. 회사에서도 책임 기반으로 권한을 부여하고 선택 가능한 옵션을 제시해 주는 것이죠.


이에 따라 자율적인 환경이라는 건 자기 공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시간과 프로세스에 얽메이지 않고 일하도록 만들어주는 것, 뚜렷한 목표와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효율 역시 밀레니얼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잖아요.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좋아하고, 쓸 데 없는 회의는 싫어하고. 회사에서도 조직적인 낭비를 없애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업무 방해 요소는 줄이고, 소통의 공간을 늘리는 게 필요합니다.





퍼시스 역시 대다수의 구성원이 밀레니얼이고, 사무 가구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시대의 변화에 맞춰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박정희 상무님은 사무 환경을 바꾸기 전에 기업의 비전과 업의 특성을 꼭 고려해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퍼시스는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오피스를 만드는 ‘사무 환경 전문가’ 집단이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인테리어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회사를 리뉴얼해가는 과정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업무 환경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고 해요.


세미나가 끝나고 난 뒤 오피스 투어를 통해 저도 리뉴얼된 퍼시스 본사를 둘러보았는데요, 감각적인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일하기를 바라는지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리뉴얼이 끝난 다음 사람들이 얼마나 동기 부여가 되는지, 사무 환경 만족도를 조사해보니 긍정적인 응답을 한 사람들의 비율이 43%나 증가했다고 하네요.


처칠이 “사람은 건물을 만들고 건물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떤 곳에서 사는가? 어떤 공간에서 일하는가?는 정말 사람의 생각과 생활 습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사옥을 짓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퍼시스 박정희 상무님의 발표를 듣고 본사 투어를 하면서 미래의 오피스를 더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겉모습만 바뀐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세미나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세션은 TBWA Korea의 박웅현 CCO 님의 발표였습니다. 대학생 때 광고 동아리를 하면서 박웅현 님의 책도 많이 읽고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박웅현 님은 TBWA의 사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경험담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어주셨습니다.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전에 구성원들에게 사전 조사를 해보니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수납공간을 많이 만들어달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박웅현 님은 과거를 참고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참고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공간을 줄이고 공용 공간을 넓히며, 칸막이는 최대한 낮추는 인테리어를 하자고 밀어붙였답니다.


이러한 의도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내 캠페인도 진행했다고 해요. 하드웨어만 바꿀 게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공감대를 만들어내기 위한 자극도 함께 준 것이죠.





박웅현 님은 어차피 일하는 건 힘들고, 구성원들도 그런 걸 감안하고 회사를 다니는데, 그렇다면 이왕에 직장에 온 거 좋은 공간에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자랑할만한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왜냐면 TBWA에서 아무리 훌륭한 광고를 만들어도, 제 1차 고객인 직원들이 회사를 싫어하고, 사무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안 되니까요. 게다가 요새는 SNS라는 무서운 매체도 있고, ‘블라인드’같은 익명 게시판도 있으니 더더욱 진정성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박웅현 님은 회사의 모든 활동이 직원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가?를 살핀다고 합니다. 똑같은 일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요. 그러려면 결국 ‘기업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거예요. 하다 못해 워크샵을 한 번 해도 ‘사람들이 웃을 수 있게’ 기획하고 준비하는 거죠.


다양한 기업들과 광고 작업을 하기 위해 여러 회사를 다녀보았는데, 이런 부분이 우리나라 회사가 제일 취약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크고 멋진 외관을 자랑하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회사를 다녀도 ‘천국 속의 지옥’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대요. 겉 모습은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 기업 문화는 곪을대로 곪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박웅현 님은 “사무 환경만 바뀌고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반만 바뀐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저 역시 겉으로 보기에는 멋진 곳이지만 속은 딱딱한 회사도 다녀보고,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부 소통에는 문제 없는 곳도 다녀보았는데요, 차라리 후자가 나았던 것 같아요. 전자의 경우에는 사람들을 만나서도 자랑스럽게 회사를 이야기 할 수가 없더라고요.





<퍼시스 사무환경 세미나 2019>를 통해 요즘 사람들은 어떤 회사를 다니고 싶어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스타트업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의 특성상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를 많이 고민합니다. 답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겉과 속이 일치하는 회사. 하지만 그런 회사를 만들기란 어렵기 때문에 성공하는 회사, 사람들이 몰리는 회사는 정해져 있는 거겠죠.


최소한 나라도 겉과 속이 일치할 수 있도록, 내가 만드는 회사는 겉과 속이 일치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세미나 후기를 마무리해봅니다.



*이번 후기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퍼시스에서 초대해주셔서 직접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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