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틴의 즐거움을 찾는 한 해가 되기를!

by 지영킹


설 연휴가 끝났다. 진짜 2022년이 빼도 박도 못 하게 시작되었다. 양력과 음력설을 쇠면 좋은 게 1월 한 달의 과오(?)는 살짝 눈 감고 넘어가 주는 것 같다. 대신 음력설이 지나는 순간부터는 핑계가 없는 거지.


2022년에도 작년에 해왔던 것처럼 매달 회고록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오늘은 글이 잘 안 써진다. 나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차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억지로 글을 쓰는 편이 아닌데, 일단 1월 회고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있으니, 게다가 지금이라도 안 하면 이대로 2월도 훌쩍 가버릴 것 같으니 글을 시작해본다.



1. 2022년 1월에 가장 잘한 일:

매일 아침 6시, 요가로 하루를 시작한 것!


1월에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요가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워낙에 아침잠이 많은, 평생 올빼미로 살아왔던 나인지라 솔직히 나 스스로도 이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꼭 지킬 수 있도록 몇 가지 장치를 해두었고, 다행히 1월 마지막 날 하루를 빼놓고 모두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요가를 한 것을 기록하며 한 달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6시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큰 미션이기 때문에 아침에 하는 요가나 명상을 즐기고 있지는 못 하는 것 같다. 그냥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계속 한 번 해보자. 이 정도에 가깝다.


나는 학창 시절 새벽 2-3시까지 공부를 하고 아침에 학교를 가서 부족한 잠을 자는 (?) 생활 패턴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새벽 2-3시까지 깨있으면서 좋았던 건 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시간에 나 혼자 깨어있는 그 느낌이었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방해 없이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것 같은 일종의 해방감도 느꼈고. 새벽 늦게까지 라디오를 듣고 친한 친구에게 편지를 쓰며 감수성을 키웠던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요가를 해보니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고요한 아침, 나 혼자 깨어있을 때의 그 자유로움. 당분간은 이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다. 2월에도 모닝 루틴 요가 가보자고!



2. 1월에 골치 아팠던 일:

주차장에 서 있던 차를 긁었다.


우리 아파트는 1987년에 지어진 매우 오래된 곳이다. 집이야 리모델링을 하고 들어온 것이라 사는 데 불편함이 없지만, 단지에 주차난이 심각해서 조금이라도 늦게 집에 오는 날에는 '오늘 주차할 자리 없으면 어쩌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1년 동안 다행히 무사고로 잘 다녔는데, 처음으로 남의 차를 긁어버렸다. 내가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바로 차주에게 전화하고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데 이런 일도 처음인 데다 우리 차에 긁힌 곳이 하나도 없어서 애매하다고 생각을 했다. 함께 차를 둘러본 아버지도 마찬가지 입장이었고. (사진은 사고 다음 날 찍은 너무나 멀쩡했던 우리 차의 전면부)


며칠 뒤 차주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딱 그날만 블랙박스가 꺼져서 아파트 CCTV를 다 봐야 했다고) 난생처음 경찰 아저씨한테 전화도 받고 경찰서도 갔다 오게 되었다.


사실 경찰 아저씨랑 삼자대면했을 때만 해도, 우리 차의 높이와 상대 차의 높이가 안 맞아서 100% 내가 긁은 거라고 결론 내리기가 힘들다고 얘기가 정리되었었는데, 그 뒤에 또 전화가 와서 아파트 CCTV를 아무리 돌려봐도 나 말고는 확실히 부딪혔다고 보이는 차가 없다고 보험 처리를 해주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차주님이 아버지랑 원래 알고 지냈던 이웃 분이셨고, 골치 아프게 질질 끌 일도 아니니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운전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일이고, 움직이던 차에 박은 것도 아니고 주차해 있던 차를 긁은 거라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조심히 운전해야겠다는 다짐과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이후에 생기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내 선에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그렇고 죄지어서 간 것도 아닌데 경찰서를 가는 경험은 정말이지 유쾌하지 않았다 ㅠ 내가 얼마나 쫄보인가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3. 1월에 가장 몰두한 일:

팀 재정비



솔직히 이야기하면 작년 말에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바람에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일이 하나 있었다. 그 결과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타격도 꽤 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키를 잡고 있는 것'의 중요성을 백번 천 번 깨달았다. 남이 해달라고 해서 해주는 일로 먹고 살기란 쉽지 않다. 나의 것이 확실히 있어야 그 외의 일도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아, 더 잘할 수 있을 터.


그래서 작년 연말과 올해 초까지 팀을 재정비하고 팀원들과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팀원들 각각 하고 싶은 일이 더 명확해지고 팀 내 포지션에 대해서도 각자가 확실하게 하나씩 가져갈 방법들을 알아서 찾더라.


이 모든 과정 끝에 첫 번째 결과물로 나올 우리의 MVP가 2월 중순에 공개 예정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이래 저래 바쁘겠지만 기분 좋게 그 시간들을 버틸 수 있는 건 아마 우리 팀과 함께 만드는 무언가가 곧 세상에 나올 거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


대표는 돈과 사람을 잘 끌어오는 게 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계속해서 이렇게 팀을 잘 꾸려가며 나는 내가 해야 하는 그 두 가지 일, 돈을 끌어오는 것과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일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4. 1월에 새롭게 도전해본 일:

강의를 촬영하고 있다.


작년 연말에 좋은 기회에 연이 닿아 뉴스레터 마케팅과 관련한 강의를 제작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연말에는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본격적으로 착수를 못 하다가 1월 중순이 되어서야 짬이 나서 강의안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1월 말부터 촬영을 하고 있는데 이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내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노하우를 제공해주기 위해 내용 구성을 잘해야겠지만 그걸 잘 전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 강사도 아니고 1-2시간 분량의 특강을 했던 게 내 강의 경험의 전부라서 더더욱 힘든 것 같다. 새삼 잘 가르치면서 재미도 있는 인강 쌤들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들인지 깨닫게 되었다.


어쨌거나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하여 후회 없이 내 인생 첫 번째 강의 촬영을 마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 이어질 새로운 기회들도 기꺼이 받아들여보아야지.



5. 1월의 틈: 인사동에서 하룻밤



1월의 중간에 남편이 주말에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해서 나는 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날이 있었다. 낮에 약속을 잡고 조금 일찍 나와 충분히 종로를 거닐고, 머리도 염색하고, 늦게 체크인을 했다. 인사동으로 일 다닐 때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호텔이었는데 마침 프로모션을 하고 있길래 간 것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오랜만에 혼자 노는 것에 더 신났기 때문이었을지도.)


서점에서 읽고 싶던 만화책을 사와서 푹신한 침대에 누워 붕어빵을 먹으며 읽기도 하고, 늦은 시간에 친구를 불러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며 놀았다. 작은 틈이었지만 1월의 기분 좋은 틈이 되어준 것 같아 기록.




유난히 눈이 많이 왔던 2022년 1월이 다 갔다!

올 겨울은 유독 눈이 자주 온다. 갤러리를 다시 열어보니 곳곳에 눈 사진이 있다. 덕분에 겨울을 흠뻑 즐기고 있다.


2022년 1월, 그리고 음력으로 하면 2021년을 모두 보내면서 돌아보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2022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순간순간 게으르고 귀찮은 게 많은 나 자신이 한심할 때도 있지만, 한 달을 놓고 보면 꽤 열심히 살고 있고, 앞으로도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갈 힘도 계속해서 생겨서 다행이다.




내 2022년의 목표는 "루틴의 즐거움"을 찾는 한 해가 되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그 안에서 꼭 지키고자 하는 루틴들을 계속해서 지켜나가면서, 그 안에서의 변주나 일탈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게 목표다.


1월에 한 모닝 루틴 요가도 아직은 '요가의 즐거움'을 찾지 못했지만 '아침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의 묘미를 깨달았던 것처럼, 매일매일 나 스스로 하기로 한 일들에 대해 약속을 잘 지키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나가 보아야지.



2022년에도 지영킹의 한 달 회고는 계속된다!

> https://brunch.co.kr/magazine/2021jiyoungking 작년에 쓰던 매거진에 이어서 발행해야지!



2022년 1월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sticker sticker

이 친구를 덧붙이며 1월 회고록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