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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May 23. 2022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흔한 한 마디를 찾아서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조금은 선선한 5월 셋째 주였어요. 마치 여름이 오기 직전,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날씨인 것처럼요. 이번 한 주도 건강하게 잘 보내셨나요?


구독자 님은 이번 주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 ‘나를 버티게 해주는 한 마디'가 있으셨나요? 별로 친한 사람도 아닌데, 그냥 형식적으로 건네는 말인데 괜히 인상 깊고 마음에 남는, 혹은 우연히 본 영상에서 가슴에 콕 박힌, 그런 한 마디요. 저에게는 이번 주, 마음속에 킵해놓은 ‘나를 버티게 해주는 한 마디'가 두 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오랜만에 연락한 한 여성 창업가 분으로부터 들었던 얘기였어요.


서로 근황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저에게 ‘엄마로서, 창업가로서 성장하는 모습 보기 좋다. 응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엄마로도, 창업가로도 아직 ‘성장'까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고, 겨우 적응 중인 것 같아서,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대답을 했죠. 이전에도 살짝 이야기했던 것처럼, 임신을 하고 난 뒤 몸과 마음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서 예전 같지 않거든요.


그랬더니 그분이 저에게 ‘꼭 일을 많이 해야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창업가로서 경험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이니 충분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가 될 거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이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한 때는 ‘양이 곧 질을 결정한다'라고 생각하며 더 빠르게 + 더 많이 일하려고 노력하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외연을 넓히는 것보다 깊이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조바심이 났나 봐요. 이 한 마디를 듣고 엄마로서, 그리고 창업가로서도 잘 버텨보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버티는 힘’을 북돋아 준 또 다른 한 마디는, 토스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파운드> 3화에서 줍줍 하게 되었는데요, 센드버드의 이상희 대표님이 서바이벌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로 아래와 같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창업가는 본인이 믿는 꿈의 무게를 10년 이상 끊임없이 견디고, 믿으며 가슴속의 불꽃을 계속 키워나가는 사람들이다. 이 자리가 먼 훗날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더 큰 불꽃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었길 바란다.”


이 말을 들으면서 제 가슴속의 불꽃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스여일삶을 시작했던 때가 2017년, 사실 그때는 불꽃이랄 것도 없었죠. 깊은 고민 없이 시작을 했으니까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커뮤니티 운영을 제대로, 잘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던 게 2019년인데, 그때만 해도 활활 타올랐던 것 같아요.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잘 되면 전국에서 스여일삶 모임도 열 수 있지 않을까? 해외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활활 타오르던 불꽃에 익숙해진 걸까요? 아니면 제 상황이 변해서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요새는 캠프파이어의 큰 불꽃보다 뭉근하게 오래가고 잔향도 좋은 불꽃이면 또 어떠랴- 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게 잔잔하게 타오르다 보면 어느새 다시 활활 타오를 수도 있고, 어쩌면 활활 타올라서 내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불꽃에 잡아먹히느니 잔잔한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여튼 10년 이상 끊임없이 견디고, 불꽃을 꺼지지 않게 부채질해줘야 한다는 이상희 대표님의 말에 공감이 되면서, 어떻게든 지금 이 불꽃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끔 내가 잘하고 있나 싶을 때, 언제까지 이렇게 일할 수 있을까 막막할 때, 대단한 사람을 만나거나 엄청난 책을 읽어서 용기를 얻기보다는 내 주변에서, 일상 속에서 나에게 버티는 힘을 줄 만한 한 마디는 없나?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아요. 꼭 세계여행을 하는 사람들만 여행가는 아니잖아요. 일상을 여행처럼 살면,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여행가 부럽지 않은 삶을 살 수도 있을 테니까요.


구독자 님에게 오늘을 버틸 수 있게 만들어준 한 마디는 무엇인가요? 혹은 스여일삶 뉴스레터 구독자 분들에게 그런 한 마디를 건네주신다면, 뭐라고 이야기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주 [뉴스레터 피드백]에 한 마디를 남겨주시면 다음 주 뉴스레터에 함께 소개하고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구독자  님, 이번 주말에도 오늘처럼 날씨가 좋을 거라는 예보가 있더라고요. 너무 더워지기 전에, 이 날씨를 즐기며 일상을, 에너지를 회복하는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 갖고 싶은 것보다 갖고 있는 것들을 보며 열심히 버텨보려는 지영킹 드림




매주 금요일, 스타트업 여성들을 위한 에세이 & 인터뷰 & 추천 기사를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이 에세이는 지난 주 5/20 뉴스레터에 실린 내용입니다. 


[지난 주 뉴스레터 전문 보기] 

https://stib.ee/MG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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