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5월의 둘째 주도 잘 지내셨나요. 저는 며칠 전 육아 휴직을 하고 복직하는 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그 친구가 복직과 동시에 '팀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아, 내 친구들도 팀장급이 될 연차가 되었구나..!'싶은 생각과 동시에 저의 커리어도 돌아보게 되었어요. 첫 회사에서 일하던 때부터 만약 지금 다른 회사에 '팀장'으로 가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하고요.
신입 때는 일을 잘하기보다는 열심히 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신입이 일을 단기간에 잘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아이디어와 의욕만 넘친다는 걸 선배들도 알고 받아주니까요. 다만 '열심히'가 뭐냐?라는 질문을 한다면, '가리지 않고'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어쩌면 일을 할 때 겁내지 않는 것, 이럴 거야- 저럴 거야- 미리 재단하지 않는 것과 일맥상통할 수 있겠는데요, 사실 첫 회사를 갈 때는 본인도 그 업계가 잘 맞을지, 그 직무를 잘할지 모르고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더더욱 가리지 않고 일해보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아, 혹시나 싶어 첨언하자면, 신입이니까 회사에서 시키는 거 다 해라- 이런 말이 아니라, 회사 안에서 필요한 일 중에, 혹은 선배들이 부탁하는 일 중에 내가 생각하지 못했지만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진짜 잘하는 일이나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으니 마음을 열고 다양한 일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회사 밖에서 새로운 일을 해보는 것도 물론 좋구요!)
한참 일을 많이 하는 5년 차 전후, 실무자 급에서는 열심히보다 '잘' 하는 게 훨씬 중요해지더라고요. 일을 잘하려면 (1) 정확하게 디렉션이나 문제를 파악하고 (2) 그중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을 구분해내며 (3) 언제까지 얼마큼을 할 수 있을지 예측하는 게 필요해요.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수시로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매우 중요하죠. 이때부터는 누가 시켜서 하는 일보다는 스스로, 혹은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하여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팀장이 되었을 땐 어떨까요? 실무자 때보다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회사와 일을 바라볼 줄 아는 게 핵심일 텐데요, 예를 들면 대표/리더진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것, 조직 내에서 우리 팀의 역할과 팀의 리소스를 파악해서 필요하면 회사에 요구할 것들은 요구하고 때로는 힘겨루기를 하더라도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 그러면서 팀원들을 잘 챙기는 것 등을 해야겠죠.
퍼즐에 비유하자면 신입 때는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모으는 작업을 하는 거고, 실무자로 한창 일할 때는 모아둔 퍼즐 중 그림이 맞춰지는 것들을 찾아나가고, 팀장으로서는 내 퍼즐 판과 다른 사람들의 퍼즐 판을 조합해서 새롭고 좀 더 큰 퍼즐판을 만들어보는 일들이라 볼 수 있겠네요.
구독자 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분야는 여기에 좀 더 전문 지식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고, 직무 스킬 셋이 중요한 경우도 많겠죠. 제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 중에 필요하다고 보는 신입/실무자/리더 급의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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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어른들을 보며 '와 어떻게 30살이나 됐지' 싶었는데, 막상 30살이 되어보니 나는 그대로인데 나이만 30살 먹어버린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경력이 쌓이는 것도 마찬가지 같아요. 신입 때는 팀장님, 부장님들을 보면서 '와 팀장님이라니 ㄷㄷ'이랬는데, 막상 팀장님 급이 되면 나는 비슷한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느샌가 팀장이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인지 더더욱 '나는 그때 내가 동경하던 그 어른의 모습일까', '나는 그때 내가 닮고 싶었던 팀장님의 모습을 갖고 있나' 싶기도 하고, 혹은 나대로 더 좋은 어른, 나대로 더 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커리어에는 정답도, 모범 답안도 없기에 더더욱 어렵고 고민스럽지만, 어쩌겠어요? 사춘기를 지나며, 대학 시절에도, 회사를 다니면서도 늘 고민하며 살아왔던 것처럼 '일하는 나'로서도 일을 놓는 그 순간까지 계속 고민을 하며 살 수밖에 없겠죠. 부디 그 과정에서 너무 괴롭지 않게, 몸과 마음을 지키면서 '나다운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주 뉴스레터 에세이를 마칩니다.
- 그렇게 어른이 된다, 그렇게 팀장이 된다, 그렇게 엄마가 된다.. 며 합리화하는 지영킹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