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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Jul 01. 2022

일을 잘 하는 사람 vs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2022. 07. 01 스여일삶 뉴스레터 에세이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천둥번개가 치던 6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7월이 시작됐습니다. 상반기 마무리는 잘하셨나요? 오늘은 에세이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던 중 어제-오늘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어 거기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려고 가지고 왔어요. 


<스타트업은 유치원이 아닙니다>라는 글인데요, 개인적으로 아는 분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시는 걸로 추측되는 분이 쓴 내용입니다. 이 분이 하고 싶은 말은.. 지나친 쿠션어를 빼고, 일 얘기를 할 때는 일 얘기만 하자! 일 피드백은 개인의 피드백이 아니다! 그런 것 같은데요, 그걸 좀 과격하게 (?) 표현을 하셔서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독자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분이 이야기하는 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터에서도 '싸가지 없이 말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의식하고 그러지 않으려 애써 노력하는 게 일종의 감정 노동이라 느껴지시나요?



전 사실 이 분의 글을 보면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결국 표면적인 것이고, 내가 일터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따라 이 글에 대한 공감도도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어 "나는 무조건 결과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해. 때로는 밀어붙일 수도 있고, 팀원이나 협력하는 사람들과 갈등이 있어도 상관없어. 아웃풋과 목표 달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그런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저 글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를 하시겠죠.


반면에 "나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라고 평가받는 게 더 중요해. 같이 일하고 싶으려면 결과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과정도 잘 챙겨야 해. 동료들에게 신임을 얻고 그로부터 도움을 주고받으며 일을 하는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 글이 불편할 수도 있어요.


정답은 없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나름 일리가 있고, 함께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람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 그래서 일을 할 때 내가 나를 잘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이 어떻게 나를 대해줬으면 하는지, 또 내가 남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알면서 일을 하는 게 아닐까요? '나는 이런 사람이니 남이 무조건 맞춰줘야 해!' 하는 게 아니라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에 가깝습니다.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서 유연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일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밀어붙이는 사람과 가까이 일을 하면 힘듭니다. 제가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일하는 것을 최소한 알아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아무리 결과물이 잘 나와도 재미가 없어지고 그 사람과는 더 이상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어떤 자리의 리더가 되려면 이런 부분을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느낍니다. 내가 상대방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는 반대로 상대방이 나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가 와도 연결되잖아요. 이게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야 함께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거고요. 좋은 팀을 꾸리고, 좋은 회사를 만드는 리더 중에 '저 사람이랑은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라는 평가를 듣는 사람은 몇 없지 않을까요? 


구독자 님은 어느 쪽에 더 공감하시나요? 이번 주 [뉴스레터에 답장 보내기]에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다음 주에 다른 구독자 분들과 함께 더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2022년 하반기, 힘차게 시작하시기를 바라며 이번 주 뉴스레터 에세이를 마칩니다 :) 


- 지금보다 더 큰 그릇이 되고 싶은 지영킹 드림 




매주 금요일, 스타트업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7월 1일자 뉴스레터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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