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영킹 Dec 05. 2017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면 생각해 봐야 할 세 가지 문제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지만, 채용 관련 서비스를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제가 '사람이 필요할 때 연락해볼 만한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종종 "사람 좀 추천해달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좋은 사람을 좋은 회사에 소개시켜주는 일, 그래서 입사까지 이어지는 일은 마치 소개팅을 주선하여 결혼까지 골인시키는 일만큼이나 어렵습니다 ㅠ.ㅠ



그래서 이런 부탁을 받으면 '오죽하면 저에게도 연락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구직난도 심하다지만 구인난이 심하다는 말도 맞긴 맞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채용/인사 때문에 고민이시라면 한 번쯤은.. 진짜 진짜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안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인재를 찾기 전에 인재가 찾아오는 회사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보통 인재 채용을 위해 회사를 어필할 때, "매출이 ㅇㅇ억입니다" (부럽다) "성장 가능성이 많은 회사입니다" 같은 특징에 집중하십니다.



정말 좋은 장점들이지만 이는 지원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이 돈을 잘 버는 건 존재의 이유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뿐이고 잠재력을 말 그대로 잠재력이니까요.




이런 걸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인재들이 먼저 입사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소문은 빠릅니다. 모으고 싶은 인재들이 오고 싶은 회사를 먼저 만든다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분명 알아서 찾아올 테니까요.




도대체 어떤 회사가 인재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회사이냐? 잘 모르겠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업계에서 소문난 회사는 어디인가? 그 회사에 사람들이 입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채용/인사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는 어디인가? 우리 회사 케이스에 차용할만한 비결은 없는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하고 있는 사람의 특징은?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가?



잘 되는 곳의 비결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게 우리 회사의 기준을 세우는 일입니다.



무작정 남의 장점을 이식하려고 하기보다는 우리 회사다운 버전은 어떤 것일지 함께 고민해보세요!




둘째, 인재가 기꺼이 선택할만한 조건을 제시하셨나요?




사람을 찾아달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아 모르겠고 좋은 사람 있으면 일단 추천해줘 봐 - 아몰랑 스타일 



둘째는, 이것도 잘 하면 좋겠고... 저것도 잘 하면 좋겠고... 애티튜드도 좋았으면... 경험도 많았으면... 근데 돈보다는 비전을 봐줬으면... - 누구나 원하는 인재를 욕심내는 스타일




두 경우 다 역지사지해보심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스타일은 대게 이제 막 셋업을 하거나.. 가파르게 성장하느라 방향성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일 때가 많은데요,



그럴수록 더 확실히 제시해주셔야 합니다. 그런 팀에 인재가 왜 가야만 하는지를요.



회사를 선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굉장한 모험을 하는 건데 확신을 가질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_^




두 번째 스타일 역시.. 그런 인재는 정말 어느 기업에서나 다 원할 겁니다.



한 마디로 그 사람에 대한 수요가 높은 거죠.



그렇다면 이 경우에도 확실히 말씀해주셔야 해요. 그런 인재가 왜 그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지를요.




물론 어떠한 직무에 잘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특정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회사와 인재 간의 fit을 잘 맞춰볼 수 있죠.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그런 조건을 가진 인재가 입사를 하면 무엇을 얻게 되는지 제시되지 않으면 그 조건이 아무리 맡을 업무, job description에 기인한 것이라도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또한 보상이라는 걸 오해하시면 안 되는데요,



인재들이 얻고자 하는 보상은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그래서 그 일을 N년 이상 일을 했을 때 본인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회사와 직원은 철저히 계약관계입니다.



정으로 엮인 게 아니라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받아야 하고 그 이익이 일치되거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선택했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명확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말하면서 “SKY 출신이면서 연봉 5천 이상, 키는 178 이상, 호리호리한 외모였음 좋겠고....”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설령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더라도 “걔가 왜 널 만나야 하는데?”가 명확하지 않다면 소개팅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채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ㅠ_ㅠ



 


셋째, 인재를 모으는 일만큼이나 인재를 붙잡아 두는 일에도 신경 써주세요!




세 번째는 계속 사람들이 나가는 상황이라면 꼭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새로운 사람을 찾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회사가 잘 될 때, 장점을 살려 좋은 사람들을 마구 끌어오는 것도 좋죠. 하지만 어떤 시점에서 사람들이 계속 나간다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이 신호를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세요 ㅠ.ㅠ!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퇴사하는 사람들이 왜 나가려고 하는지 “일신상의 사유” 넘어를 살펴봐야 합니다.



쿨병 걸린 것처럼 “퇴사하고 싶어? ㅇㅋ 바이~”하고 사람들을 보낼 일이 아닙니다.



오답노트 작성하듯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그래야 남아있는 사람도 잃지 않죠..!



회사에 입사할 때는 연봉이나 복지, 혹은 직무 같은 외형적 요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이직이나 퇴사를 결심하는 데는 '사람'때문인 경우가 90%라고 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안 맞는 문제든, 상대하는 사람들이 힘든 문제든 분명 회사 차원에서 방지하거나 보안책을 제시해주거나 위로해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할 것입니다. 



속은 조금 쓰릴지 모르지만 조직의 단점이나 약점도 솔직히 들여다 보고 메스를 들이대 보세요.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좋은 사람들이 계속 그 자리를 지켜주는 일이라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좋은 회사들은 인사를 정말 만사로 생각하는 게 느껴집니다.



단순히 채용 시즌에 광고비를 많이 쓰면서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을 잘 모으고 오랜 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시스템도 신경 쓰지요.



아니 정말 좋은 회사는 오히려 채용 시즌에 광고비를 따로 안 쓰더라구요, 그러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잘 찾아오니까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아니까요. 



그래도 말씀드리는 이유는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않으면 아마 계속해서 인력난에 시달리실 것 같아 그렇습니다. 




하루하루 당장 일 쳐낼 사람을 구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고 앞으로는 어떤 사람을 모으고 싶은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ps. 지난주부터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페이스북에 주루룩~ 쓴 글이 반응이 좋아 브런치에도 옮겨둡니다. 


다들 회사에 하고 싶던 말을 대신해주었다고 좋아하시네요. 회사 입장에서는 또 분명 다르실 텐데, 하여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워너원 빠순이가 분석한 워너원 마케팅 성공 사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