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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Jun 13. 2018

내가 스타트업 여성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이유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 발표 후기




지난 5월 31일, 페이스북 코리아가 주관하는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에 연사로 초청받았을 때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도 컸었다.



내가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만든지도 얼마 안 됐고, 크기도 작은 편인데 커뮤니티 리더를 대표해서 발표해도 되는 걸까?



함께 초대된 커뮤니티 리더들이 워낙 쟁쟁했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이었다.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님, 클래식에 미치다 김민재 리더님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ㅎㅎ)



고민을 아버지께 이야기했더니 아빠는 이런 대답을 해주셨다.



"200만을 대표하든, 30만을 대표하든, 700명을 대표하든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 한 커뮤니티 전체를 대표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그 말에 용기를 내어 발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날 발표에는 2017년 11월부터 운영 중인 '스여일삶-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페이스북 커뮤니티 사례를 공유했다.



스여일삶을 왜 만들게 되었는지,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운영하고 싶은지를 10분 남짓 발표했다.





커뮤니티를 만든 계기



나는 스타트업을 좋아한다. 스타트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세상의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



재작년에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고, 지금은 그때와 다른 회사지만 - 여전히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남편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하고 나서도 이 업계를 벗어난다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과 일을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결혼 후 6개월 동안은 탈모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때 스타트업에 있는 기혼 여성 선배에게 조언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나의 인맥의 한계였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라는 커뮤니티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면서 좀 더 다양한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했다.



1년 동안 많은 스타트업 팀과 창업가 선배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선배 창업가 중에 여성 분들은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다.





'창업가, 투자자, 업계 선배들 중 여성을 만나기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 팀원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의미를 찾기 위해 '스여일삶' 커뮤니티를 만들게 되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해온 일들 



브런치에도 스여일삶 매거진을 만들어두기도 했지만, ( https://brunch.co.kr/magazine/wenwithwomen ) 초반에는 1:1이나 소규모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들고 부담이 되어서 1달에 1번 오프라인 점심 모임을 하는 방식으로 커뮤니티 멤버들을 만날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모임을 할 때마다 커뮤니티 내에서만 이야기하고 끝나기엔 아쉬운, 좋은 이야기들도 많이 나와서 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분들을 연사로 초청했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해 반응도 좋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아직도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개인적인 삶도 조화롭게 유지하는 게 힘든 곳이 많다.



스타트업은 기존의 대기업이나 역사가 오래된 회사가 아닌지라 더 힘든 점도 있다.



예를 들어 결혼, 임신, 출산에 관련된 복지 제도 자체가 없는 회사도 있고,



앞서 내가 겪었던 것처럼 회사 내에 여성 선배가 없어서 힘든 사람도 많다.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커뮤니티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 전체에 여성 멤버가 혼자라서 공감대 형성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처음 커뮤니티를 만들 때 지극히 개인적인 갈증 때문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진 않았다.



커뮤니티를 운영-관리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거니와 당장 나에게 어떠한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으려고 끊임 없이 경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스타트업 여성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금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거라는 믿으며 계속해나가고 싶다.



스여일삶의 작은 날갯짓이 얼마나 큰 변화의 바람을 이루어낼지 궁금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행사 시작 전까지 많이 긴장했지만 역시나 끝나고 나니 한 걸음 더 성장한 기분이 들었다.



신혼여행 때 페이스북 본사를 가봤을 정도로 페이스북 덕후인 내가 페이스북에서 공식 개최된 행사에 초청되어서 더욱 영광이었다 :)





그리고 함께 커뮤니티를 꾸려가고 도움을 듬뿍듬뿍 주는 운영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다시 한 번 감사하며 ♥







☞ 지난 행사 전체 내용이 궁금하다면?!  

http://www.bloter.net/archives/311638



☞ 스여일삶 가입 신청은 여기서

https://www.facebook.com/groups/StartupWomenI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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