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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Oct 10. 2018

작은 공을 쏘았을 뿐인데 페이스북 본사까지 가게 되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선정되기까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꽤 오래전부터였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크고 대단한 회사들도 좋지만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라고 하는 것들에 치열하게 도전하는 그 불나방 같은 모습이 ㅋㅋㅋ 좋아서였다.


2016년에 스타트업 마케터로 이직을 하고 난 뒤 선배의 권유로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운영진으로 활동을 했었다. 그때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더 많은 여성 분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까지 이어졌다.


그냥 나는 <스여일삶>이라는 작은 공을 쏘았을 뿐인데, 이 공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더니.. 지난 5월에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라는 행사에 초청도 되고.. 9월에는 판교 경기문화창조 허브에서 강연도 하고.. 지금은 미국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스여일삶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페이스북 커뮤니티인데, 좋은 기회들을 운 좋게 마구마구 얻고 있다!



지금 내가 미국에 온 이유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에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설마 내가 선정되겠어?' 반신반의하면서 지원을 했는데, 맙소사! 자꾸만 다음 전형으로 통과되고.. 결국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스여일삶이 전 세계 100개 커뮤니티 중 하나로 뽑히게 되었다.


세상에 마상에.. 전 세계에서 6000개 커뮤니티 리더가 지원했다는데.. 그 안에 들어버린 것이다.. 이런 일이 있나.. -_-a 화수목금 4일 동안 전 세계에서 온 커뮤니티 리더들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나는 어제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아니.. 미친.. 이게 무슨 일이야.. 전 세계 100개 커뮤니티에 뽑히다니..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뽑아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금전적으로도, 교육도 지원해주는 것이다. Residency와 Fellowship 두 가지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여일삶은 Fellowship에 뽑혔다.


선정된 커뮤니티 리스트를 보니 '다양성'과 '사회적인 영향력'을 기준으로 뽑은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미혼모들을 위한 커뮤니티, 인도에서 엄마-창업가들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여기는 이름이 넘 기발하다, MOMPRENEURSINDIA!), 캄보디아에서 VR 교육을 하는 커뮤니티 등!


한 마디로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실질적으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 '페이스북 커뮤니티 운영'이라는 것은 잘 되어서 후원을 받을 수 있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적립하지 않는 한, 꽤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는 뜻이다.



헤이조이스에서 했던 스여일삶 10월 모임 모습 (왼쪽) / 9월 G-Hub에서 강연했을 때 기념 사진 (오른쪽)


사실 페이스북이 어떤 기준으로 커뮤니티 리더를 뽑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고, 다만 내가 어떻게 커뮤니티 운영을 해오고 있는지에 대해 정리해두고자 한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 후기는 오늘 이후에 갔다 와서 차차 쓰는 걸로 하고..! ㅋㅋ)


지난번 판교 G-Hub 강연했을 때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왜 커뮤니티인가?" 그리고 "어떻게 커뮤니티 운영을 해야 하는가?"가 큰 화두다. 일단 '왜 커뮤니티인가'에 대한 내 답으로는 - 커뮤니티가 어쨌든 트렌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한동안 혼술, 혼밥 하면서 개인의 시간과 자유를 존중했다면 지금은 관심사나 상황에 맞는 커뮤니티가 흥하고 있는 시기로 다시 넘어왔다는 느낌?!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헤이조이스도 - 일하는 여성 - 이라는 아이덴티티에 맞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독서 / 취향 / 성향에 맞는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흥하고 있는 걸 보면 설명이 충분하겠다.



나는 어떻게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가?



<스여일삶>을 작년 11월에 만들었으니, 1년이 조금 안 되었다. 그동안 커뮤니티의 규모 별로 운영 정책들을 조금씩 바꿔왔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300명 이하일 때 

: 초반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300명까지는 거의 내 주변 사람들이나 지인의 지인들로 이루어졌던 것 같다. 게시물 승인 정책도 이 단계 때는 딱히 적용될 게 없을 정도로 자유롭게 커뮤니티를 운영했었고, 그래도 큰 문제가 없었다.


(2) 300명 - 500명 사이 

: 500명쯤 되어 가니까 커뮤니티 가입 요청을 승인해주거나 사람들이 글을 올렸을 때 환영해주고 함께 그룹을 관리할 운영진이 필요했다. 이때가 봄 시즌이었다. 그래서 그룹에 함께 할 사람들이 없는지 글을 올렸고, 5명의 스여일삶 - 벚꽃 운영진 - 을 선발했다.


판교 G-Hub 강연 때 운영진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는데, 운영진을 돈 주고 고용하지 못할 바에는 되도록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특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으면 좋다는 답을 했었다.


벚꽃 운영진은 다행히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 3명, 싱글인 분들 2명, 디자인이 가능한 분이나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서 시간을 유동적으로 쓰실 수 있는 분 등 여러 상황에 있는 분들이 모였어서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3) 500명 - 800명 사이 

: 800명이 되어가니까 홍보 게시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때 내부적으로 세웠던 홍보 게시물의 규정은 글을 올리는 사람이 이벤트나 행사를 주최하는 당사자이면 '홍보' 그렇지 않고 누군가가 하는 이벤트나 행사를 보고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그룹에 공유하는 경우는 '정보'라고 봤다.


이런 규정을 정하고 그룹에 공지하여 신규 멤버가 들어왔을 때 볼 수 있도록 상단 고정을 했다. 그리고 홍보 게시물을 올리고 싶은 경우에는 사전에 커뮤니티 운영진과 상의 후 #해시태그로 [관리자 승인 완료]를 포함하여 포스팅하도록 했다.


(4) 1,000명 이후 

: 그룹 규모가 1천 명 이상으로 커진 이후에는 위와 같은 홍보/정보 게시물의 규정을 일일이 적용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운영진들 사이에서도 홍보성 게시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서 기준을 완화했다.


<스여일삶> 은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이라는 주제로 모인 커뮤니티이므로 스타트업 / 여성 (대상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만드는 경우, 설문 조사를 해야 되는 경우 등) / 일 (공모전이나 지원 사업,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코스나 정보 등) / 삶 (일상 글 같은 것)이라는 큰 키워드에 맞으면 웬만하면 허용하려고 했다.


다만, 다른 그룹에 올라온 내용을 그대로 복+붙하는 경우는 예외. 아무리 유용해도 그 정도 베리에이션을 하지 않으면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렇게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오프라인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특정한 주제를 잡아 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페이스북 커뮤니티 내에서 다양한 관심사나 분야에 맞는 소모임이 생기는 경우도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권장하고 있다.


애당초 스타트업 여성들끼리 서로 힘을 북돋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커뮤니티이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야지 커뮤니티 전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얻게 되는 인사이트들을 커뮤니티 운영에 적용해볼 생각이다. 약 3시간 뒤면 공식 일정이 시작한다니! 설렌다! 두 번 다시없을 기회니까 충분히 즐기고 많이 배우고 돌아가야겠다!


2년 전, 페이스북 본사 구경갔을 때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입간판 앞에서 인증샷만 찍고 왔는데! 새 사진 곧 찍을 수 있겠다!



2년 전 신혼여행 때 샌프란시스코 투어를 하면서 페이스북 본사 근처에 가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좋아요 간판 앞에서 인증사진만 찍고 돌아왔었는데 +_+ 이번에는 안에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을 수 있겠지?! 흐흐 신난다!


나는 페이스북 성덕이다! 크크 ♥ 쫄지 말고 잘 하고 와야지 XD


그럼 인앤아웃버거를 먹고 와서 공식 일정 참가 준비를 하러 가야겠다! 커밍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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