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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킹 Aug 21. 2019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지영님 근데 이거 왜 하는 거에요?"



페이스북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은 온라인에 약 2900명이 넘는 멤버들이 가입되어 있고, 한 달에 최소 5번 최대 10번 정도의 오프라인 모임을 하며 성장 중이다.


2017년 11월 한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을 하다가 "내가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행복하게 개인의 삶을 영위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어 만들게 된 커뮤니티가 지금은 이렇게 커지고 일도 많아졌다.


그동안 오프라인 모임을 하면서는 70명 규모의 파티까지 해보았는데, 이번에 200명의 청중들이 올 수 있는 규모로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기획해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앞에서, 때로는 뒤에서 여러 가지 질문과 미심쩍은 눈초리?를 많이 받았는데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첫 번째, 지영님 컨퍼런스 왜 하는 거에요?


먼저 스여일삶이 왜 그동안 잘 하던 모임 형태에서 그치지 않고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컨퍼런스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운영자인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모험이자 도전일 수도 있는 일을 왜 벌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스여일삶에 멤버 분들이 300명 쯤 가입 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점심 시간에 짬을 내서 잠깐 만나는 '벙개' 스타일의 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 모이곤 했었다.


그러다가 멤버 수도 차츰 차츰 늘어나고, "점심 시간이 짧은 것 같다, 직무 별로 모임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커리어 고민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고 싶다."등 멤버 분들의 피드백과 요청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핀테크/게임 등 스타트업 '업계'별 모임도 진행했고, (스여일삶 모임이지만 나는 정작 갈 수 없는) 스타트업 20대 여성들의 모임이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부모들의 모임 등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모임 당 10명 내외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스타트업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는지, 스타트업 여성들의 목소리로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졌다.




두 번째, 컨퍼런스 연사가 다 여성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두 번째 컨퍼런스의 세부적인 기획 내용은 첫 번째로 대답했던 내용에서 이어진다.


사실 스타트업 업계에 우리가 하려고 하는 컨퍼런스나 이벤트 이미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다르게 구성해보고 싶었다.


바로 연사 라인업이다. 아무리 요즘에 여성이 창업을 하거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환경이 좋아졌다 해도, 30명이 연사로 서는 컨퍼런스에 여성 연사가 10%도 안 되는 행사도 많다. 심지어는 한 명도 여성이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젠더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런 것만 보이나봐?- 하고 넘기는 것보다는 증명하고 싶었다. 여성이 전부 연사가 되어도,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두 여성이어도, 충분히 유익하고 재밌는 행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 번째, ㅇㅇ인데 가도 되나요?


그러면 우리가 기획한 행사에는 참석자도 여성만 가능한가? 그것은 아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거나 창업, 투자 업계가 궁금한 사람, 성별에 상관 없이, 누구나 올 수 있다. 남성도, 학생들도 신청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말했던 "여성이 전부 연사여도 충분히 유익할 수 있고, 여성이 행사 전부를 기획해도 충분히 재밌다는 것'을!


그리고 이것은 평소 스여일삶의 기조와도 연결되어 있다. 스여일삶은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이라는 이슈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들어와서 활동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컨퍼런스 역시 그와 같이 진행하려고 한 것이다.




번외, 왜 유료 행사인가요?


많이 받은 질문 위 3 가지 외에, 유료 행사로 진행하는 점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이자면, 돈 받은 만큼 제대로 준비할 각오로 티켓 값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행사 날 제공될 기념품과 협찬 제품들만 해도 기본 티켓 값 이상을 이미 넘어섰고, 컨퍼런스 내용에 대한 책임은 기본이라 말 할 것도 없다.


처음으로 하는 컨퍼런스인만큼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더 잘 해내고픈 절박함이 있기에 유료로 진행하게 되었다.


또한, 그만한 가치가 있는 커뮤니티, 컨텐츠라면 멤버 분들이, 참석자분들이 알아주실 거라 믿고 싶은 것도 있었다.



충분하게 배경 설명을 하지 못 해서, 혹은 이 마음이 전달이 다 안 되어서 오해를 사거나 운영진들이 애써서 준비한 결과물을 다 인정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김지영 개인에 대한 실망이 있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 커뮤니티, 운영진들이 그동안 일궈온 노력과 가치는, 꼭 지키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행사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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