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ful Eating | 마음챙김 먹기]
지난 5월, 처음으로 흑당 버블티를 마셨다. 평소 버블티를 많이 마시진 않아도, 호랑이 흑당 버블티가 너무 유명하다 보니 호기심이 생겼고, 약간의 기다림 끝에 맛보게 되었다.
'오오 이 맛은!'
구수하고 달달한 흑당 시럽과 잔 위에 살짝 올라간 크림의 풍미와 부드러움이 매력적이었다. 버블도 적당히 퍼져서 쫀득쫀득하니 참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버블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너무 불러 거의 먹지 않지만, 그날은 거의 다 먹었다.
사실 맛도 맛이지만, 호랑이 흑당 버블티는 강력한 이미지가 있다. 얼룩덜룩 흑당 시럽이 컵 표면에 능글맞게 붙어 우유의 흰 빛깔과 완벽한 대조를 이루면서 눈을 유혹한다. 흘러내리는 호랑이 무늬에 주문에 걸린 듯 빠져 든다.
얼마 전 다시 호랑이 흑당 버블티를 먹으러 갔다.
당연히 오리지널 메뉴를 먹으려고 결심했다. 그런데 잠시 생각했다.
'지금 시간은 오후 4시고, 조금 있다가 저녁에 약속이 있다.', '만약 지금 오리지널을 먹게 되면 버블을 먹게 될 텐데 정말 배부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버블 대신 종종 코코넛으로 대체할 정도로 나는 버블을 조금만 먹어도 배가 금방 차고, 소화시키는데도 꽤 오래 걸린다. 기다리는 1분 동안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오리지널을 먹어야지!’, ‘근데 나 너무 배부를 것 같아.’, ‘흑당 시럽이 너무 맛있어.’, ‘버블 먹으면 분명히 소화 못 시켜서 후회할 거야.’, ‘어흥!’
마음챙김으로 돌아왔다.
나의 배고픔을 확인하기.
지금 나의 배고픔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질문을 던지고 마음챙김 가이드라인을 떠올렸다. 지금 내가 얼마나 배고프지? 어느 감각에서 가장 배고픔이 느껴지지? 그래서 진짜 배고픔인가?
나의 진짜 배고픔은 위에서 나온다. 그러나 질문을 던지고 보니 나는 눈, 시각적 배고픔에 지배를 받고 있었다. 실제로 나는 그렇게 배고프진 않았고, 그저 호랑이 무늬의 유혹에 사로 잡혀 있었다. 그로 인해 나는 진짜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손에 호랑이 흑당 버블티를 들고 있을 때, 나는 단색의 밀크티 한 잔을 가지고 나왔다.
버블 없는 흑당 밀크티.
보기에 밋밋하고 풍족함도 없었지만, 내 몸이,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차린 후 마신 밀크티 한 모금에는 달콤함과, 고소함, 부드러운 풍미가 가득 들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일상생활에서 정말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거나, 내가 꼭 필요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지는 않다. 유명해서, 다들 그런 선택을 하니까 나도 같은 선택을 하기 쉽다. 하지만 아무런 알아차림 없이 내리는 결정은 나중에 오히려 나를 괴롭힌다. 선택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그로 인해 후회하며, 억지로 합리화하게 된다. 반면 내면을 알아차린 후 내리는 결정에는 만족감이 있다. 결과에 떳떳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결정하는 것 또한 다르지 않다. 잠시 멈추고, 내 안의 감각에 귀 기울인 다음에 내리는 선택은, 그 모습이 남들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나 만족스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