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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몽드 Aug 28. 2019

인내심을 기르는 게 아니라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

[Mindfulness | 마음챙김]

(Im)Patience



인내심(忍耐心). 무언가 참고 견디는 것이지요. 인내하는 마음에는 내가 지금 원하지 않는 상황이나 상태에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내 의지대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참을 필요가 없지요. 사전을 찾아보니 그 '무엇'이란 바로 괴로움이나 어려움입니다. 인내심은 괴로움과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마음입니다.


Headspace 명상 코스 중 Patience 코스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벌써 5개월째 붕 떠있는 제 상황이 불안하고 괴롭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임하지만, 항상 제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오랫동안' 견디는 힘입니다. 과거에 인내심을 발휘했을 때를 생각해보니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였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 영어 어학 점수 따기, 비키니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하기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정해진 기간이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제가 가졌던 인내심으로는 지구력이 부족합니다. 장기적 목표고 그만큼 추상적입니다.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도 않고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를 만들고 찾아가는 시간과 노력이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풀고 달리기 하러 헬스장에 가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이런 과정에서 흔들리는 제 자신이 느껴졌고, 인내심을 기르고자 Patience 코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session 1을 틀자마자, 인내심을 기르자는 제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It's more about letting go of impatience than it is about developing patience."



인내심을 기르는 것은 불안과 괴로움을 참고, 또 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내의 반대인 조급함(impatience)를 내려놓는 일이 바로 인내심을 기르는 일이었습니다. 

재를 바라보기. 산만한 마음이 들면 잠시 멈추고,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린 다음 LET IT GO. 마음챙김의 원리는 동일했습니다. 단지 조급함이 바로 산만해진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하듯이, 산만함을 보내버리면 그만입니다. 산만함, 조급함이 사라졌을 때 찾아오는 안정감과 고요함. 그 순간이 곧 고통과 괴로움을 견뎌낸 시간이었습니다.  



조급함은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인스타와 브런치의 글과 사진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고, 멈춰있는 것 같은 제 자신을 바라보며 조급하고 울적해지겠지요. 지치고 울적함을 알아차리는 순간, 감정은 잠시 잊힙니다. 다시 불안함이 찾아옵니다. '불안하구나'. 다시 내 일에 집중합니다.



내려놓고 보내주기. 내려놓고 보내주기. 내려놓고 보내주기.

오늘, 제 인생을 위한 큰 인내를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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