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갈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Apr 29. 2020

임태수,
<바다의 마음 브랜드의 처음>

모든 일의 시작은 작고 애틋하다.

지난해 10월, 제주도로 열흘 정도의 휴가를 다녀왔다. 떠나기 전 차근차근 제주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임태수 작가의 <바다의 마음 브랜드의 처음>을 다시 읽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2년 전의 제주 여행에서도 그의 또 다른 책 <날마다, 브랜드>와 함께 했다. 가보고 싶었던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3박 4일 내내 그의 문장들을 옮겨 적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제주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그의 책은 그때도 지금도 내게 어떤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되어준다.





비교적 규모감 있는 브랜드에 대해 다뤘던 전작 <날마다, 브랜드>와 달리, <바다의 마음 브랜드의 처음>은 제주를 기반으로 한 작고 소소한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기업형 브랜드를 넘어 제주에서 나고 자란 싱어송라이터 '강아솔'의 삶, 도민들의 추억이 깃든 오래된 극장, 그리고 종달리에 위치한 어느 조용한 책방 등을 브랜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탐구한다. 여행을 하듯 그의 시선을 빌려 제주에서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시간.



브랜드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다.



제주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행복한 수고로움'이라 정의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가장 잘하는 일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자신의 일을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사라지거나 잊혀지는 것들을 지켜내기 위한 마음,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 그 모든 마음속에는 '행복한 수고로움'이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또 옳다고 생각하기에 확신을 갖고 꾸준히 행하는 일. 그 가치 혹은 태도가 좋은 브랜드의 기본 아닐까.





이 책은 2020년 4월, <브랜드적인 삶>이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