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mang Kim Jan 12. 2024

오래전 신종플루 이야기

때는 바야흐로 2009년. 이 당시 나는 모기업에서 정신없이(?) 해외출장을 다녔었다. 유럽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업자의 미팅 중에 다급하게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 큰 아이의 열 오르는게 심상치 않단다. 단순한 감기로 생각해서 해열제를 먹였는데 아이의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다시 병원에 가볼거란다. 그리고, 저녁 즈음 다시 걸려온 아내의 전화. 의사 말이 아무래도 신종플루 같단다. 그런데, 확진을 받을려면 이틀 정도 기다려야 했다. 참고로, 이 당시는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을려면, 몇 일이 걸렸었다. 타미플루가 처음으로 보급되던 일부 병원에는 약이 없기도 해서 수급이 어려웠던 그런 시기였다. 그보다, 그 당시 신종플루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부작용으로 한창 매스컴에서 난리 치던 때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종플루 확진을 받기전까지는 타미플루 먹는 것을 극도로 꺼렸었다. 이런 내용들을 알기에 아내도 선뜻 결정을 못하고 나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떨려오는 목소리로 묻는 아내에게 했던 말,


 "먹여라." 


다행히 아이는 신종플루 판정을 받기전에 타미플루를 먹기 시작했고, 내가 출장을 마치고 돌아갈즈음엔 증상은 완전히 사라지고, 약만 먹는 상태가 되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10년전의 신종플루는 유아치사율이 높은 무시무시한 병이었고, 치료제 또한 귀해서 제때 처방을 받지 못해 아이가 숨지는 경우도 발생 했었다. 


그로부터 몇 일 후, 나와 아내는 신종플루 때문에 아들을 잃었다는 모 연예인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타미플루 부작용이 겁나서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경우였다. 더구나, 이 연예인 아들의 나이가 내 아이(큰딸램)와 비슷하고, 신종플루가 걸렸던 시기도 거의 비슷했다. 만약, 나와 아내가 이 연애인과 같은 결정을 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 지금도 다행(?)이다 싶다. 아이를 잃은 그 연예인에게는 안타까운 일인테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반듯하게(?) 잘 자라준 큰 딸램이 고맙기도 하고...


이제는 완치가 되신 그 페친분의 댓글들을 보니, 지금은 타이플루외에 다른 치료제도 있는것 같더라. 하긴 큰 아이가 신종플루를 겪은 때가 2009년이니, 10년도 더 된 일이다. 


나때는 그랫다.


덧.

가끔 페북이 예전에 올렸던 글들을 소환 해주는데, 이 글도 그 중에 하나 이다. 4년전에 15년전 이야기를 기억하며서 올린 글이지만 오늘자(2024년1월12일)로 소환되어 다시 추억 해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