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통(育通)」 — 육아에서 얻은 통찰
생일
올해 생일을 맞았습니다.
작년 기록을 보니 아내가 아이폰을 선물해줬더군요.
올해는 한참을 신은 슬리퍼를 바꿨는데, 사실 이미 지난 7월에 작업용 맥북을 선물받은 터라 작년에 이어 큰 선물들을 받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가 부모님도 생일이라고 용돈을 주셔서 가족끼리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들이 함께 축하를 해줬습니다.
그날 하루, 주변의 고마움을 깊이 느꼈습니다.
기뻐하고 즐겁다는 뜻으로 인사(人事)함.
- 祝 빌 축 賀 하례할 하
네이버 한자사전
생일은 단순히 ‘태어난 날’이 아니라, “네가 있어줘서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받는 날이라는 걸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예전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잘 챙기지도 않았고, 누군가 챙겨주어도 어색하게만 느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며 배운 것은, 존재를 인정받는 경험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아빠,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줄 때, (비록 누가 먼저 촛불을 끌 것인지가 관심사지만)
그 말 속에는 평가도, 조건도 없었습니다.
그저 “아빠가 우리와 함께 있어주는 것” 자체가 축하의 이유였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하루하루도 마찬가지라는 걸요.
시험을 잘 보지 않아도, 떼를 써도, 울어도 아이들의 존재 그 자체가 이미 축하받을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요.
그날 저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나 역시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어야 한다’는 다짐도 하게 됐습니다.
챙기는 행위 자체가 누군가의 삶에 가치를 더한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신은 최근에 아이(혹은 가까운 사람)에게 “있어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해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