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필명을 정했다

21.6.2 수 - 세번째 책모임 #IT업계핵심인재들 #620아무클럽

by 큐레이터박

#아무거나기록 by 키재

기록자 키재의 시작하는 말.


세번째 아무책, 아무말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정말 아무 책이나 아무 생각이나 아무 얘기나 나눠보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모임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간 각자의 이름을 딴 '재주영'이 있었고 각자의 이름에서 숫자를 딴 '620'으로 온양온천에서 시작하는 620번 버스를 타고 책여행도 꿈꿔봤습니다. 그러다 #딥박 작가의 #시발점 에서 따온 '책이시발'을 통해 어떻게든 범상치 않은 모임이 되길 바랬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책모임의 시작을 상기해볼 때 대단한 동기나 목적을 가지고 성대한 출발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 무엇보다 서로가 좋아하는 아무 책을 가지고 아무 얘기나 해보자는 취지를 모임 이름에 날 것 그대로 담고자 했습니다. 아무아무르. 어떤 사람이나 어떤 사물도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르는 대명사 '아무'와 불어로 'Love'로 잘 알려진 '아무르[Amour]'를 합성하여 아무나, 아무 책이나, 아무 생각이나, 아무 얘기나...등등 참으로 아무 얘기나 아무렇게나 편하게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겠습니다. 이 그릇은 청담사거리 고급 레스트로랑에서 볼수 있는 프랑스 지앙 그릇이 아니며 우리 일상에서 부엌에 가면 싱크대에 물이 담긴 채로 깨끗해지길 기다리고 있는 세라믹 그릇이거나 촌에 가면 낯선 이들에게만 낯선 순둥이 누렁이가 혓바닥으로 바닥까지 핧는 바로 그 아무 그릇을 말합니다. 아무튼 아무나 아무 책이나 아무렇지 않게 아무르~할 수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래어 봅니다.

620아무클럽의 페르소나, 아무거나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아무행동' 스케치
아무620클럽의 페르소나, 아무거나 생각하고 상상하는 '아무생각' 스케치



아무것도 기획하지 않고 아무거나 기록해보기로 시작해봅니다..!


"사피엔스는 잘 읽고 있나요?"


신수: 일주일이 정말 빨리 와요. 책모임을 시작하니 더더 빨리요.
키재: (책모임 뿐만 아니라) 모든 게 그렇죠. KBS 클래식FM에서 들었던 명언이 생각나요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게 됩니다'(일을 열심히 하자는 건지 모임을 열심히 하자는건지..)


일상: (빵을 먹다가 질문하기) 잘 읽고 계세요?
키재: 집에 들어가기 전, 차에서 읽고 있어요. 기존 루틴을 깨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차에서 30분간 사피엔스 읽기’를 새로운 루틴으로 추가를 한거죠.

일상: 자신만의 (독서)장치 만들기겠네요.

키재: (말이 참 많은…) 근데 어제 일상님한테는 얘기했었는데 ‘사피엔스'를 각자 관심이 있는 ‘혁명'별로 주제를 얘기해보면 어떨까요? 양이 많다보니 모든 걸 얘기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일상&신수: 우선 무조건 다 읽을거예요. 다 읽을 수 있어요!! 의미는 각자 정하기로 해요.
키재: (당황하지 않고 계속 말이 많음) 아 사실 전 과학혁명만 집중적으로 읽고 있거든요.

신수: 왜 과학혁명이에요?
키재: 사실 과학혁명이 마지막 단락이거든요. 뭔가 끝을 맺는 느낌?
신수: (1절만 하라는 눈빛과 함께) 재미없어요?
키재: (가볍게 2절을 들어보라는 눈빛으로) 아니요. 재미있어요. 인지혁명보다는 재미없지만요.
암튼 과학혁명의 핵심은 그때 우리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사회적 개념들이 다 브레이크되고 다시 메이크 된거죠. 그런데 아직은 다 브레이크가 안되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메타버스나 NFT같은 우리가 다루는 디지털 혁명이 다시 브레이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계속 얘기하고 싶다. 얘기로 혁명하고 싶다.)


일상: 저는 몇 페이지 안 읽었지만, 사피엔스 완독할꺼에요!(불끈) 아직 2주나 남았어요.

신수: 오늘이 시작이에요.

일상: 차에서 30분씩 읽는 독서루틴은 언제부터 했어요?

키재: 어제부터.
일상+신수: ㅋㅋㅋㅋㅋㅋㅋㅋX10




“최근의 책과 문장 공유”


키재: 제가 오늘 가져온 문장은 책이 아니라 ‘에스콰이어'란 남성잡지에 있는 민병준 편집자의 Editor’s Letter 인데요. 21&19라는 제목을 가지고 2000년생 1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내용이예요.

인터뷰 내용이
제일 많이 쓰는 어플은? 통화 기능. 사람 목소리 듣는게 좋다.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된장찌개.
지금 가장 갖고 싶은 것은? 건물.
평생 지키고 싶은 태도는? 무엇이든 평생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균형 있는 삶. 워라밸을 잘 지키며 퇴근 후 소소하게 미니 화로에 소고기를 구어 먹으며 행복해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일상: 근데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워딩, 누가 맨 처음 얘기한걸까요?
키재: 제가 알기로는 그 기원은 아무래도 철학자들이죠. 전 나이키 부사장과 디지털 에이전시 AKQA 대표가 함께 쓴 ‘벨로시티'라는 책에서 봤었죠.

*아무주석: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명언은 독일의 철학자인 괴테가 남긴 말이며 국내에서는 하버드 박사 이만열의 책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음.

키재: 그러니까 보통 잡지의 Editor’s Letter가 삶의 인사이트를 던져주는 편인데

1990년대생과의 소통도 어려운데 2000년생들이라서 언어 자체부터 크게 다를 줄 알았는데 저에게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고, 인터뷰를 통해서 경계심이 좀 풀렸습니다.

일상&신수: 하하하하하하X10

키재: 결국에는 그런 세대차이 즉 ‘가름’과 ‘다름’에 대해서 경계심을 풀어보라는 인사이트가 아닐까.
저같은 경우에는 광고를 오래하면서 스스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알고 있는 컨텐츠를 최신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거든요.

결국엔 세대를 넘어서는 ‘닮음'도 있으니 편하게 MZ타켓으로 광고만들고 컨텐츠 뽑아봐! 이런 응원으로 들렸어요.

일상: 전 인터뷰란 모름지기 확실히 질문을 잘 해야한다. 다름과 닮음을 잘 보여주는 좋은 질문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신수: 짬에서 나오는.
키재: 맞아요. 역시 짬이죠.

에스콰이어 매거진 vol.306 Editor’s Letter.



일상: 전, 공유하려는 책에 대해서 얘기하기 전에 키재님 말을 들으면 한 가지 더 공유하고 싶은게..

제가 지난번에 ‘달과 6펜스’를 읽었다고 했었잖아요음.. 블로그에도 올렸는데 우선 링크를 공유할게요.
신수: 그런데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솔직한 마음을 다 꺼내는 편이에요?
일상: 자주 있지는 않지만, 민감한 내용이라면 서로 이웃에게만 공유하기도 해요.
일상: 이 책에 좋은 문장이 되게 많은데, 글 중간에 제가 쓴 글 중에 ‘100년의 시간차를 견디며 지금도
이해될만한 문장을 남긴 서머싯 몸에게 여러군데서 감탄했지만..’ 찾으셨나요?

배터리 상태 무엇..


일상: 저는 이 부분이 세대차가 느껴지면서도 마지막 부분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거든요. 남편과도 가끔 솔직히 얘기할 때가 있어요 ㅎㅎ
사실 우리가 막 엄청나게 죽도록 사랑하지는 않았잖아.. 영화처럼 없으면 못 살정도는 아니라고.

현대에 사랑과 결혼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사실은, 이 문장과 뭐가 다른가 싶더라구요. 여튼 세대 간의 차이가 크게 없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듣고 연상이 되어서 아무말을..


키재: 선좋아요. 선하트 꾹 눌렀습니다. 근데 (블로그 책서평)길이가 어마마한데요?
일상: 점점 길어지더라구요.

키재: (갑툭튀)아 생각났을 때 한가지 공유드리자면 예스24에서 매달 에세이스트 공모를 하거든요.
여기에 한번 도전해보실 생각이 있으세요? 그냥 저희 모임의 가벼운 챌린지로 해봐요.
신수: (마지못한 표정으로) 좋다.
일상: 할 게 왜 이렇게 많아ㅎㅎㅎ

신수: (아직 마지못한 표정으로) 책 안 읽는 달에 해야겠어요.

키재: 맞아요. 아예 이 챌린지를 위한 ‘쓰기달’. ‘읽기달&쓰기달'을 정해봐도 될 듯해요.




일상: 오늘 원래 제가 원래 공유하려고 했던 책 구문은 캐릿(Careet)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김신지님의 책에서 가져왔는데 온갖 기록에 대한 팁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다양한 주제로 기록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요. 그래서 일기가 맨 처음 나오고 월결산, 연말결산 등 이런 컨셉으로 자기 자신을 기억해두는 방법

아니면 여행지에서 기록하는 법. 그리고, 좋은 문구나 장소에 대한 기록이 예시로 나오고요.

그리고 SNS 메모앱 통해서 기록할 채널마련하라

아까 키재님이 얘기한 ‘집에 올라가기 전에 차에서 30분 책 읽기’와 같은 루틴과 비슷한거죠.
그런 장치 만들기에 대한 자신의 팁도 담겨 있고요. 이 저자는 좋은 문장과 명언 같은 것도 기록하지만 상황도 기록한데요. 예를 들면 웃긴 상황이 있다면 그 상황의 유머를 기록하는거죠.

제가 이 책을 읽고 나서 할게 많아졌어요. 이 작가 말대로라면 정말 이것(기록)만 하고 살아야 해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잊지 않으려고 시작한 매일의 습관)_김신지 저_휴머니스트



일상: 제가 가져온 구문은 ‘일기 쓰기’ 에 대한 내용이에요.


“어쩌면 일기야말로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붙이는 엽서 같은 것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나는 이런 일을 했었고, 이런 것을 먹었고, 이런 사람을 만나 이런 길을 걸었다고 미래의 나에게 알려주는 일입니다. 오늘은 내가 무사히 하루를 살아냈으니 미래의 나도 부디 괜찮기를 바란다고 안부를 묻는 일이기도 합니다.”

매일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건 훗날 돌아볼 기록이 과거를 반성하게 해줘서가 아니라 현재에서 나와 마주앉는 시간을 꾸준히 보내기 때문일거예요. 그리고 그 시간은 인생에서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들에 쓸데 없이 힘을 빼지 않도록,, 반대로 내게 중요한 것들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잊지 않으려고 시작한 매일의 습관)_김신지 저_휴머니스트



신수&키재: 완전 좋습니다ㅎㅎㅎㅎ.X20
신수: 저는 일기를 쓰면서 저의 관심사가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제 일기에 아이 얘기가 거의 없어요.
80~90%가 회사생활대한 얘기이기 때문에...

일상: 저도 일기에 회사 사람과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쓰는거예요. 그러다보면 내가 인생을 이렇게 재미없게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신수: 저도 얼마나 죄책감이 들었는지 몰라요.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래서 갑자기

마지막 문장에만 우리 oo한테 내일은 잘해줘야지!! 그러죠.ㅎㅎㅎㅎ



신수: 저는 문장을 하나 가지고 왔어요.

5년 후에 나를 결정하는 2가지는 만나는 사람과 읽는 책. 이를테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같은 자리에 머문다”


이게 문득 제가 오늘 공유하고 싶었던 문장이예요. 이 문장은 홍정욱 에세이 중에 나오는데요.

어제 저의 블로그를 쭉 한번 봤어요. 한 문장씩 책에서 뽑아서 이렇게 헤드라인을 해놓거든요. 근데 저는 왜 모임에서 서로 책에서 마음에 드는 한 문장씩 가져오기를 했냐면

더 나아지고 싶다. 스스로가. 사실 이런 기회가 이 자리를 통해서 없다면 언제하겠어요?

술먹으면서? 그건 잠깐이나 하는거죠.ㅎㅎㅎㅎ

그래서 이 문장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일상&키재: (별 생각 없이 있다가.. 경건한 모임의 이유를 전해 듣고 마음이 묵직해지며 경청)


신수: 제가 블로그에 쓴 글들을 보면 사실 전 되게 솔직하게 쓰는 편이거든요? 스스로 보기에도 부끄러울만큼?

한 2년 전에 쓴 메모같은 것을 보면 말그대로 소싯적 썼던 그런 글들을 보면 죄다 이불킥이거든요.

어머 얘 왜 이래! 감정이 넘칠 때이니깐요.

그런데 재미는 있어요 ㅎㅎㅎ
일상: 그렇죠. 나중의 나를 위한 선물이죠.
신수: 쟤 왜 저래 이러면서 보는게 재미있고, 그렇게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감정들을 쌓아두려 그러는건데 요즘엔 웬지 그런 감정들을 공유해도 재미가 없는 기분이 들어요.

음 점차 나이가 들어가는 것인가 평탄해지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키재: (갑툭튀)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죠.
신수&일상: (머선말이고?)ㅎㅎㅎㅎX100



이번주 대화장소, SALON6




“그래서 우리의 필명은 무엇?”


일상: 우리 오늘 그거하기로 했잖아요.
신수: 닉네임?
일상: 네~ 필명. 생각해보셨어요? 제 필명도 고민해봐준신다고 했잖아요!
키재: (동공지진)사실 저의 필명도 헤매고 있어서..
신수: 전 요즘 모든 생각이 거기에 꽂혀있어서, 어제 받은 명함 중에 ‘신의 한 수, oo’ 이렇게 적혀있길래 ‘신수’로 할까? 영어 이름으로 해야하나?
키재: 저는 특별한게 안떠오르면 원래 필명이었던 ‘키재리'로 할게요.
일상: 이게 참 챙피하네요. 나의 아이덴티티를 틀키는 것 같아서요. 하나 생각해온 것은, 일상.
신수: 일상?
키재: 그냥 ‘일상’할때 ‘일상’이요?
신수: 전 그냥 신수할까봐요!
키재: 그럼 각자의 필명은 일상, 신수, 키재겠네요. 추추트레인처럼 신수하세요~
추신수 때문에 ㅎㅎㅎㅎㅎ
신수: (숨넘어가는중)그냥 추신수할까요?ㅎㅎㅎㅎ
일상: 그런데 키재님 이번주 정리는 키재님 차례인데 괜찮으신가요?
키재: 정리는 정리하면 되죠. 사실 1회차 정리를 신수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말이죠.
일상: 그러니깐 스스로의 감옥에 갇혔죠.
키재: 신수님이 모임의 서기로서의 기록이 아니라 기획을 해버렸죠. 그게 잘못되었다는게 아니고요.
신수: 누군가가 읽을테니까요.
키재: 그러니깐 기록과 기획의 차이에서 그냥 부담없이 기록만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일상: 그냥 각자의 포맷이 존재해도 될것 같아요. 그냥 글쓴이 ‘신수’ 하면되거든요. 1, 2편은요.

키재: ‘신수’ 그러니깐 정말 신수가 훤하네요.ㅎㅎㅎ



정리는 정리하면 되죠, 기획이 아니라 기록을 해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결국 기획이냐 기록이냐 갈팡질팡하여 몇일을 고민한 끝에 제 나름의 620아무클럽. 세번째 모임의 기록물을 기록해봅니다.


기록 by 키재


[‘오늘의 620음악'’] 시티팝 뮤지션 ‘오누키 타에코’의 ‘Tokai’. ‘とかい(토카이)’. 도시


도시, 도회지라는 제목처럼 시티팝 고유의 더운 여름날 한잔의 탄산수같은 청량감 가득한 그루브 위에 사이다 같은 오누키 타에코의 목소리가 곁들여진다. 가벼운 에세이물을 읽을땐 이만한 엠비언트 뮤직도 없을 듯.




#에스콰이어매거진 #민병준편집자 #달과6펜스 #기록하기로했습니다 #김신지 #홍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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