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9 수 - 네번째 책모임 #IT업계핵심인재들 #620아무클럽
안녕하세요, 오늘의 #정리미 #기록하는사람 "일상"입니다. 네 번째 에피소드 만에 정리미로 등판하네요. 이 날에도 저희는 한 주의 사색, 책, 문장에 대해 나누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왜 이렇게 딴소리를 많이 했나요- 연애이야기. 남이야기, 면담이야기, 음식이야기. 다 걷어내고 나니 쓸 게 없더이다.ㅎㅎㅎㅎ 그리고 왜케 계속 먹으면서 얘기하는 건지.. 클로바노트가 우리의 쩝쩝거리는 소리에 당최 인식을 못하네요 ㅋㅋㅋㅋ. 그래도 그 가운데 엑기스를 추리고 추려 보았습니다! 스타뜨-!
키재 : 제가 오늘 공유할 책은 "모든 순간의 물리학". 예전에 이 책을 사피엔스랑 같이 샀거든요.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저희 독문학 교수님한테 추천을 받았어요. 이 책의 저자는 카를로 로벨리, 유럽에서 엄청 유명해요. 제2의 아인슈타인급?
신수&일상 : 에에에? (우린 처음 들어본 이름인디요..?!)
키재 : 이 분이 양자역학의 넥스트 이론이라는 양자중력학, 끈이론이라고 있는데..
일상 : 아 끈이론! 알죠! 빅뱅이론에서 쉘든이 연구하는! (데헷)
키재 : 네 그거 연구하는 분이에요. 암튼 그 사람이 쓴 미친 책이 나왔다고 교수님이 극찬해서 번역서가 나오자마자 샀죠. 그때 사피엔스도 같이 읽으라고 추천하셨었어요.
신수 : 물리학 책인데요?
키재 : 우주의 근본이 물리학이죠. 물리학이 없으면 진화가 해석이 안되고, 그래서 이 세상을 얘기하려면, 물리학 그다음이 화학, 생물학.. 그걸 역사로 푼 게 사피엔스 이런 거죠. 큰 줄기는.
일상 : 저는 그동안 이 세상에 대해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살았었나 봐요....
신수 : 전 사실 그동안 진화가 좋다고만 생각했었어요.
키재 : 다 그렇죠, 진화는 시간 순서 대로고, 우린 똑똑해. 이렇게 생각하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사피엔스를 읽으면 아니었지...로 끝나는데, 또 덮으면 잊고 빌딩 안에서... 농경사회에 농작을 하는 사람들처럼 우리의 일도 다 그렇죠.
신수 : 아 눈물나 ㅠㅠ 사피엔스 농경사회 보면서 충격받았어요. 나는 왜 내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ㅠㅠ
참고로 저희는 사피엔스를 읽는 동안에도, 사피엔스를 다 읽고 3주가 지난 지금도 틈만 나면 사피엔스 얘기를 계속한답니다...
다른 책의 문장을 공유하기로 했으면서도 역시나 사피엔스 이야기....
키재 : 그래서 수렵인이 되어야 해요
일상 : 하아 진짜 슬픈 거, 사피엔스도 나오지만, 내 식탁은 농경인이라는 거. 난 수렵채집인에서 출발했는데, 계속 탄수화물을 먹으면서 일만 해..
신수 : 저도요 ㅋㅋㅋㅋ 이 책을 볼 때마다 너무 기분이 나빠... 어쩜 다 맞는 소리라 뭐라 말도 못 해요ㅋㅋㅋ
신수 : 제가 책 보면서 메모를 잘 안 하는데, 메모를 좀 했어요. (그래, 이제 새로운 책 이야기인가?!)
최근에 아이랑 서울에 있는 박물관을 다니는데, 청계천 박물관, 한양도성 박물관 이런데.. 그런데 다니는데 기분이 별로였어요.. 책에서 보면 뭐는 누가 만들었고, 뭐는 누가 만들었고 하는 결과만 이야기하는데, 박물관 가보면 수많은 일반인들이 결과물을 만든 모습들이 나오는데, 제가 그것들을 보면서 맨첨엔 제 찝찝한 기분의 원인을 몰랐어요. 그런데 사피엔스를 보면서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로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이거 보고, 그 원인을 찾은 거 같아요.
키재 : 쟁취의 역사니까.. winner’s story..
신수 : 원인을 찾았다. 그리고 기분이 안 좋다.
키재 : 결국, 티를 많이 내라.
신수,일상 : 티??
키재 : 역사에 남을 때까지 관종이 되어라 이거죠. 관종이 되어야죠.
일상 : 우리도 책에 나오는 것처럼 손바닥 벽화라도 찍고 해야 하는데ㅎㅎㅎ
신수 : 다음 주에 찍어요.ㅎㅎㅎㅎ
일상 : 그리고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하나 묻어요. 몇천 년 뒤에 발견되게.
키재 : 종유석 동굴 가서 타임캡슐 하나 묻을까요?
일상 : 온양온천 가서?
키재 : 온양온천에 종유석 동굴 있을 걸요? 만 년도 갈지 몰라.
(갑자기 튀어나온 온양온천이 궁금하시다면 620아무클럽 두번째모임 이야기로! https://brunch.co.kr/@amapora/9 )
일상 : 사피엔스 보면 만 년은 순식간이더라고요 ㅎ
신수 : 만년은 뭐 지구 역사에서 찰나죠 뭐, 근데 수렵 채집 시절 사피엔스들도 이렇게 모여갖고 이런 얘기 했을 거 아니야.. ㅎㅎㅎ
일상 : 저는 줄 쳐놓은 문장 중에 이 부분이 특히 생각이 나네요.
일상 : "침묵의 커튼은 수만 년에 걸친 역사를 감추고 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전쟁과 혁명, 열광적인 종교 운동 심원한 철학 이론, 예술 작품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다 없어질 거..
키재 : 저게 인지 혁명 챕터 끝 쪽에 있잖아요, 저는 인지 혁명 부분, 가장 긴 세월인데 이렇게 적은 볼륨으로 이렇게 넘어갔어? 하면서 감탄했어요. 할 얘기가 많이 없는 거지.
신수 : 잘 모르니까.
키재 : 근데 writer로서 이걸 이렇게 잘 넘어가네? 하는 게 재밌었어요 침묵의 커튼 부분이 그중에서도 방점을 찍었다..
신수 : 저도 자꾸 이런 식으로 생각하니까 허무주의의 빠질 뻔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나 수렵채집인의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하루하루 채집한 것을 먹은 것을 즐거워하며..
일상 : 저장하지 말고!
키재 : 그럼 지금 일의 방식을 버려야 돼요. 안 그러면 다시 돌아간다니까요. 마음은 수렵인인데, 지금 일의 방식은 수렵인의 마음까지 뺏어가는..
신수 : 그렇게 수렵인으로 살아봐야지 마음먹고 몇 장 더 읽으니까. 상상의 질서 챕터가 나오고, ‘개인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져’ 이런 논리도 다 허구였어요
일상 : 하...
신수 : 진짜 너무했다 유발 하라리
일상 : 저는 누구는 건강하고, 누구는 건강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하나님이 이럴 수 있어, 했는데 이제 조금 알겠더라고요.
신수 : 원래 그렇게 불평등한 거잖아..
일상 : 네 이제 약간 받아들일 수 있겠다. 내 DNA가 이런 거구나,
신수 : 그게 너야.. 하는
일상 : 이 책을 읽으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주변의 일상, 인생들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신수 : 일상님 원래 되게 밝고 작가들이랑 교감하고 그런 책 좋아했잖아요~~
일상 : 그러니까요. 이런 책 자주 읽으면 안 되겠어요. 좀 무식하게 살 때가 좋은 거 같아요 ㅎㅎㅎ
키재 : 이제 결심해야.. 일단, 일을 안 해야 한다.
키재 : 저는 지금도 머릿속에 맴도는 게 있어요. 이거 모든 책에 있는 거죠? 맨 앞에 문장. “From one sapiens to another” 저는 이게 이 책의 핵심. 사피엔스가 끝이 아니고, 결국 another라는 게 다양하게.. 다음에는 사피엔스가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제 너무 소름 돋는 거예요. 알고 보니 another가 AI였어. 혹은 말도 안 되지만 에어리언일 수도 있죠. 그런 가능성이 다 오픈된 거예요. another sapiens가 아니고 another 끝.
아니, 사피엔스 토론회는 다음 주인데 언제까지 이럴 거임!?!? 이 외에도 남녀 차이, 동물권, 종교 등등 한 번씩 다 쨉을 날리다가 결국 대책을 세우기로 합니다..
일상 : 사피엔스 안에 너무 많은 주제가 있는데, 다음 주에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죠?
키재 : 혁명 별로 나누고
신수 : 섹션별로 타임테이블을 만들어야겠어요.
키재 : 아젠다가 딱 없으면 상당히 많은 얘기가 돌아갈 수 있죠.
일상 : 각자가 논제를 2-3개씩 가져와서 화두를 던지는 건 어때요?
신수 : 좋아요 좋아
일상 : 그럼 그 논제를 미리 정해서 각자 생각해올 것인가? 아님 그날 오픈하고 되는대로 얘기할 것인가?
신수 : 그냥 되는대로 해요. 준비할 시간이 없어요. 읽기도 빠듯해~~
키재 : 논제에 플러스하여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이슈를 얘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젠더 이슈라던지. 과학혁명에 나오는 AI라던지..
신수 : 저는 하나 더 하고 싶은 것은, 책을 읽었으니 자신의 소감을 한 문단으로 정리. 기록했으면 좋겠어요. 소감 쓰기.
일상 : 분량 제한은 없나요?
신수 : 네, 마음대로
키재 : 사피엔스를 누군가에게 홍보, 소개한다면? 이런 느낌으로.
키재 : 그리고 이번에 소감 얘기하면서 필사도 같이 해오죠. 각자 원하는 구간 정해서, 한 문단을 정해서, 소제목이라던가
일상 : 우리는 진짜 일중독인가 봐. 아무도 안 시켰는데.
신수 : 그래요. 필사... 전 이미 할 문장들이 있어요.
결국 다음 주 대망의 사피엔스 결산의 날에 대해 계획하고(=반차 내고 어디서 무얼 먹고 마실지 플랜을 짜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숙제를 3가지나 내고,
사피엔스 다 읽고 또 무엇을 같이 읽을까에 대해서 한참을 얘기하고서야 맨 처음 시작했던 책 문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진짜 징하다 징해...)
키재 : 카를로 로벨리 책의 마지막 강의 주제가 우리 인간이에요. “이야기를 창작하는 일과 무언가를 찾기 위해 흔적을 쫓는 일, 이러한 인간의 두 가지 활동에 따른 혼란, 현대 문화의 일부인 과학에 대한 오해와 불신에 비롯됩니다.” 무슨 얘기냐면, 저는 창작하는 일이 농사, 무언가를 찾기 위한 일이 수렵이라고 적어놓았어요. 과학이라는 것이 팩트이고, 진실에 대한 추종, 추구인 것 같지만, 누군가는 이야기를 창작하는 일이 과학일 수 있다. 여기도 허무주의가 흐르는..
신수 : 과학도 진실이 아니지...
키재 : 뒤에 더 읽어드리면, “새벽에 사냥한 영양은 저녁에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영양의 신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이게 인지론 관점이죠. 핵심은, “신화는 과학의 도움을 받고 과학은 신화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런데 신화든 과학이든 지식을 습득하게끔 하는데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두 가지를 접한 이후부터는 우리가 영양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잡아먹을 수 있는 것이지요” 뭐냐면, 지식이 있어야 영양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지식의 가치라는 게 과학과 신화를 나누려고 하지만 결국 두 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지식이다 지식에는 세상이 반영되었다' 저는 이게 오히려 농경에서 수렵으로 진화하는 것 같은 느낌?
키재 : 저는 이때 꽂힌 게.. 인터스텔라에서 매튜 매커너히의 딸 이름이 머피인데, 오빠랑 머피의 법칙을 얘기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오빠는 너 때문이야 라고 하는데, 머피는 중력 때문이야 라고 얘기하거든요. 한 명은 과학적으로 본거고, 한 명은 미신을 얘기. 근데 거기서 매튜가 과학적으로 보라.라고 해요. 이게 신화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중력을 이해하고 있다면 신화도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고, 둘 다 지식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신수 : 과학과 신화를 구분하기 위한 싸움들이 많았잖아요. 근데 그게 다 자기네들이 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한 것였다는거.
키재 : 근데 결국 사피엔스를 읽으면 다 신화니까. 과학 조차 손바닥 위에 노는 오브제 중에 하나죠 뭐..
결국 사피엔스.. 그리고 드디어 마무리..
일상 : 계속 차 안에서 읽고 있어요?
키재 : 읽고 있죠. 그런데 읽다가 (집으로) 올라가죠. 지금 좀 힘든 게... 프랑스 오픈이 결승으로 치닫고 있어요. 나달이...
우리가 사피엔스 완독을 하지 못할 이유는 너무도 많습니다. 프랑스오픈과 나달도 방해를 하고요, 너무 책이 무거워서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것도 문제고요. 그리고 우리는 농경사회의 농사꾼처럼 낮에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 그러나, 이 책에 대한 탐닉과 애정으로 벌써부터(아직 책을 반 밖에 안 읽고도) 책에 대한 감탄이 끊이질 않으니.. 어떻게든 다 읽게 되겠죠. 그리고 다음주엔 얼마나 많은 말을 정신없이 쏟아낼지.. 기대가 되면서도, 다음주 정리미는 제가 아닌 것이 너무나 다행이고 그렇습니다 ㅎㅎㅎ
그럼 이만. 뿅!
기록 by 일상
#620아무클럽 #카를로로벨리 #모든순간의물리학
#사피엔스의늪에서허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