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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h Mar 01. 2020

게으르고 싶은 사람 vs 부지런하고 싶은 사람

엄마라서 행복해요


주말이다. 오늘은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고 싶다. 남편이 아침을 준비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피곤한 와이프를 위해 어쩌면 가능한 일일지도 몰라, 후훗.


주말이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갔다가 도서관에 가야겠다. 도서관을 다녀오면 와이프가 아침을 준비해놓겠지? 뒤척거리는 와이프에게 아침이라고 알려주었다. ‘어? 잠이 깬 것 같은데 왜 안 일어나지?’


‘아휴, 주말 아침에는 자게 좀 내버려 두면 좋을 텐데 저 사람은 왜 주말 아침에만 저렇게 일찌감치 기상을 하는 걸까? 밖에도 화장실 있는데 굳이 안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걸까? 와이프에 대한 배려가 없다 없어. 모르겠다. 잠이나 더 자자.’


‘어? 안 일어나네. 나 배고픈데.’


“기상! 기상! 일어나라! 지금 시간이 몇 시냐?”

“어우, 연지 아빠 쫌!”

“빨리 일어나라, 해가 중천에 떴다.”

“아직 9시도 안됐는데 왜 그래요?”

“와이프, 이제 일어나야지~”

“연지 아빠 나 배고파. 밥 좀 준비해줘요~”


‘어라? 이게 아닌데, 계획이 실패했다. 노선을 바꿔야겠다.’


“나 도서관 간다.”

“응? 뭐라고요?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간다고요?”

“응, 빨리빨리 움직여야 돼.”

“나랑 연지 아침은? 우리 아침 주고 가야지~”

“나 배 안 고파.”

“우리는 배고파. 아침 좀 준비해주고 가요~”

“무슨 소리야? 일분 일초가 바쁜데 나 간다. 안녕~”

“켁”


‘모르겠다. 좀 더 자자.’


“엄마, 엄마 엄마 딸이 일어났어. 엄마 안 일어날 거야? 엄마~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이 일어났다고.”

"좀 더 자자. 9시야."

"에이 엄마 이제 일어나야지."


OTL


마지못해 일어나서 주방으로 향한다. 냉장고를 열어 먹을 만한 게 있나 뒤적뒤적. 아침부터 무거운 음식은 부담스러우니 가벼운 음식으로 몇 가지 준비해보자. 마음을 먹었으니 실행에 옮긴다. 30분은 넘기지 말자.


'나 왔어.'


아침이 거의 다 준비됐을 무렵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다. 타이밍 기가 막힌다.


'잘 왔어요. 마침 준비가 다 됐어.'

'그래? 연지야 아침 먹자.'



결국,

오늘의 승자도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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